입력2006.04.02 04:59
수정2006.04.02 05:02
여권은 8일 참여정부 국정 2기 내각을 이끌 국무총리 후보 지명 문제를 놓고 하루종일 숨가쁘게 움직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4일 당ㆍ청 협의 때 예고한 대로 지명에 앞서 열린우리당 의견을 듣기 위해 이날 저녁 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했다.
만찬은 신기남 의장, 천정배 원내대표, 홍재형 정책위의장이 참석하고 청와대측에서 김우식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30분간 진행됐다.
열린우리당은 '김혁규 카드' 폐기 문제로 불편한 기운이 감돌았던 당ㆍ청 관계를 고려해서인지 대통령 인사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차원에서 특정 인사를 추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후보 지명 사실은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오후 8시15분께 김 실장에게서 구술받아 공식 브리핑을 통해 발표됐다.
이에 앞서 당 주변에서는 상당수 의원과 주요 당직자들 사이에 "한명숙 의원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파다하게 퍼지는 등 '한명숙 카드'가 급부상했다.
그러나 문희상 의원이 "당내 인사로 돌파형이 돼야 한다"고 말하면서 한명숙 카드는 수면 아래로 잠복했고 '이해찬 대안론'으로 혼선이 정리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같은 표면적인 기류와 달리 여권 지도부에선 이해찬 기용설에 공감대가 형성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노 대통령도 지난 6ㆍ5 재ㆍ보선을 전후해 김혁규 카드를 대체할 '이해찬 카드'를 본격 검토했고 인사청문회에 대비한 검증작업도 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대통령이 지난 7일 저녁 이해찬 총리 지명자를 청와대로 초청, 만찬을 함께 했던 사실도 뒤늦게 공개됐다.
그럼에도 당 의견 청취라는 절차와 노 대통령의 최종 결단이라는 형식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핵심 인사들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윤 대변인은 만찬이 시작되는 오후 6시30분부터 "후보는 복수가 아닌 단수가 되는 것 아니겠느냐"며 '암시'를 주기도 했다.
한편 통상 고위 정무직 인선 때 밟았던 인사추천회의 절차는 생략된 채 대통령이 낙점하는 형태로 총리 후보 지명이 이뤄졌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