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8일 "금리를 올릴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이달 30일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 확실시되고, 폭은 0.25%포인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런던에서 열린 국제정책 컨퍼런스에 참석, "미국 중앙은행은 가격 안정 의무를 다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곧 금리를 올릴테니 준비하라는 신호를 국제금융시장에 보낸 것이다. 그는 △심각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고유가가 전반적인 인플레를 야기할 수 있고 △기업들의 수익률이 향상돼 노동력과 자본에 대한 수요가 급증, 임금과 금리 상승 압박이 강해졌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달 4일 금리를 동결하면서 "FRB가 금리를 적절히 올릴 의지는 있지만, 필요하지 않으면 안 할수도 있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이날 "디플레 우려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며 금리 인상을 가로막았던 요인이 제거됐음을 분명히 했다.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서는 "FRB 관료들은 금융 정책 기조가 적당한 속도로 변화돼도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혀, 인상속도가 가파를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을 막기위해 정책을 바꾸더라도 '적당한 속도'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빠를 경우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 기준 금리는 46년래 가장 낮은 연 1%다. FRB가 물가 기준으로 삼는 개인소비지출(식료품과 에너지 제외)은 올 1분기 중 1.4% 올라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지난달 24만8천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돼 예상보다 고용 시장 회복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