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력 제조업 분야가 산업구조가 유사한 일본에 비해 생산,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 일본보다 뒤떨어져 고용없는 성장, 제조업 공동화 등 지속적인 성장 잠재력 약화를 가져오게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발표한 '국내 주력산업 현황 및 고부가가치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전자, 자동차, 섬유, 화학 등 80년대 이후 수출종목으로 부상,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미래성장을 주도할 주력 제조업이 산업의 진입 성장기를 벗어나 성숙 제품차별화 단계로 넘어가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체질적으로 허약해 R&D 투자강화와 IT, BT등 신기술접목, 인적자원개발 등으로 더욱 내실화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섬유, 철강 등 12대 주력산업은 매출액 기준으로 전체 제조업의 54.4%(01년)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6개 주요품목이 전체수출의 50.4%(03년)를 차지하는 등 외형적으로는 국내산업의 중추역할을 하고 있지만 부가가치 등의 질적인 측면에서 일본의 동종산업과 비교해 볼 때 아직도 취약한 상태라는 주장이다. 보고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품 소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투자 강화를 통한 산업의 고부가가치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국가의 창조능력 지식경제 발전능력 지표인 연구개발 지출에서 주력산업에 대한 GDP 대비 R&D 투자비율('02)이 우리나라(2.91%)가 미국(2.82%), 일본(3.09%)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투자규모 면에서는 미국의 1/20(2,922억불), 일본의 1/10(1,279억불) 수준인 144억불로 선진국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R&D부문의 정책혁신, 인력양성강화, 핵심기술투자, 특허기술확보 등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통 주력산업을 사양산업으로 보는 시각과 BT(생명공학) NT(나노공학) ET(환경공학) 등 시장화가 미진한 신기술에 대한 지나친 맹신은 문제라며, 전통산업의 생산, 유통, 마케팅 등 전 과정에 신기술을 접목함으로써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신기술을 동반 상승시켜 세계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것이 주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상의 관계자는 "경쟁국인 중국이 연구개발(세계3위) 지출을 매년 10~15% 속도로 증가시키면서 산업고부가가치화에 노력하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하고 우리 산업에서 BT, NT, ET 등 신기술 시장은 미성숙 단계이고 산업화도 완결을 보지 못했으므로 수출, 생산 측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산업은 아직 더 투자해서 고부가가치화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자칫 기존 주력산업을 제쳐두고 신산업을 집중 육성 지원하겠다는 생각은 주력산업뿐만 아니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신산업 발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 전략은 선진국의 벤치마킹에 불과해 시장에서 검증된 상품을 고도의 생산기술로 대량 공급함으로써 연구개발이나 마케팅 비용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세계시장을 쉽게 공략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제는 기존 제품의 모방에서 탈피, 신기술을 개발하고 고객수요와 시장을 스스로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신기술 개발이 아직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시장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가진 접근보다는 주력산업에 신기술을 접목시켜 고부가가치를 이루는 것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