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자본시장 '무럭무럭' ‥ 투자 유망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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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자본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올들어 기업공개(IPO) 등 주식발행을 통한 자본조달이 잇따르고 기업의 인수합병(M&A)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9일자는 "1997∼98년 외환위기 이후 썰렁했던 동남아시아행 비행기의 비즈니스석에 투자은행가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같은 변화를 전했다.
◆ 주식발행 규모 7배나 급증 =리서치회사인 리로직에 따르면,올 들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54억달러 규모(1백16건)의 주식발행이 이뤄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억5천만달러(36건)에 비해 7배나 급증한 것이다.
싱가포르전력이 미국 전기회사 텍사스유틸리티컴퍼니(TXU)의 호주자산을 36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으며, 말레이시아 항공사인 에어아시아와 싱가포르의 2대 통신그룹인 스타허브가 각각 2억달러와 4억달러 규모의 기업공개를 연내 계획 중이다.
M&A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태국군인은행은 두 개의 라이벌은행을 합병했고, 싱가포르 반도체조립회사인 ST어셈블리 테스트 서비스도 미국의 라이벌인 칩팩을 인수했다.
규모면에서는 아직까지 동북아시아 시장에 못 미치지만 건수에서는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올랐다.
말레이시아(1백75건), 싱가포르(95건)의 경우는 올들어 홍콩(89건), 한국(48건), 대만(21건)의 M&A건수를 앞질렀다.
패트릭 리 UBS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투자은행부문장은 "97년 이후 구조조정단계를 거쳤던 동남아지역 회사들이 이제는 통합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 테마섹 등 정부투자기관이 시장주도 =싱가포르의 테마섹 홀딩스, 말레이시아의 카자나 내셔널과 같은 정부투자기관이 막대한 자본을 지역 내 투자하고 포트폴리오 구성을 재편하면서 시장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테마섹은 지난 2월 금융, 텔레콤, 헬스케어, 교육 등 성장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회사들에 대한 투자를 늘리면서 해외 인수합병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테마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도의 ICICI은행과 한국의 하나은행 지분을 사들였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 테마섹을 모델로 삼아 국영기업 지분을 카자나로 통합하고 카자나의 경영진을 새롭게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조치는 일부 국영기업들의 정부지분을 해외투자가들에게 매각하려는 준비작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