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뜀박질 하반기엔 한풀 꺾일듯 ‥ 산업연구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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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계속돼온 수출 증가세가 하반기 들어서는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조선 철강 반도체 컴퓨터 등의 수출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다.
산업연구원(KIET)은 9일 '2004년 하반기 국내경제 및 산업전망'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KIET는 그러나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가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돼 올해 국내 경제는 5.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수출증가율, 하반기엔 상반기의 절반 수준
중국의 긴축 조치, 고유가 등 대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하반기 들어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KIET는 전망했다.
그러나 증가폭이 상반기(23.9%)의 절반 수준인 12.9%에 그치는 등 그동안 경제를 홀로 이끌어온 수출 급증세가 주춤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무역흑자 규모도 하반기에는 85억달러로 상반기(1백44억달러)보다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업종별로는 조선(14.0%→1.3%), 철강(12.5%→2.9%), 반도체(53.1%→21.4%), 컴퓨터(45.4%→19.0%) 등의 수출 증가율이 상반기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자동차(30.6%→20.0%), 통신기기(49.5%→38.0%), 가전(29.1%→27.5%) 등도 상반기보다는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KIET는 내수가 상반기보다는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이지만,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자동차의 경우 업계의 판촉 강화와 경기 회복 심리에 힘입어 증가세로 돌아서고, 컴퓨터도 교육방송 특수에 따른 노트북 수요 증가 등으로 감소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가전 및 통신기기는 가계부채 문제와 고용불안 등 구매력 감소 요인이 큰 데다 신규 가입 유치의 한계 등으로 내수 감소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긴축 정책과 유가 상승, 그밖에 원자재가격 상승, 원ㆍ달러 환율 하락 등 대외변수는 단기에 그칠 경우 수출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 반도체 통신기기 중심으로 설비투자 회복
KIET는 올해 국내 경제가 하반기중 수출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내수의 부분적인 회복과 두자릿수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연간 5.5%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상반기중 0.3%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민간소비가 하반기에는 4.8%로 비교적 빠르게 회복, 연간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5% 감소했던 설비투자도 반도체 통신기기 가전 등을 중심으로 살아나면서 상반기(3.9%)보다 크게 상승한 9.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건설투자는 정부의 부동산 투기 억제 대책 등의 영향으로 증가율이 지난해(7.6%)보다 크게 줄어든 3.1%에 그칠 것으로 KIET는 내다봤다.
김도훈 산업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상반기에는 우리 경제가 수출에 크게 의존했으나 하반기부터는 수출과 내수가 고루 성장에 기여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에도 거시경제 정책은 안정적인 성장 유지 기조를 견지하되 많은 분야에서 미시적인 조정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