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실시로 주가가 급등하던 신광기업이 돌연 상장폐지 위기에 처해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의 불만이 빗발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초까지 1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터여서 미처 주식을 처분하지 못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우려된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광기업은 지난 4월23일 1백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를 공시한 이후 2천1백50원이던 주가가 급등,지난 2일에는 5천1백30원까지 치솟았다. 특히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는 1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5백7%나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신광기업이 지난 8일 장마감 후 자본 전액잠식 사실을 공시하면서 상황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주가 급등으로 '대박'을 예고하던 종목이 상장폐지에 몰리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자본잠식 사실을 공시한 지난 8일 주가는 3천5백80원으로 단기고점을 쳤던 지난 2일에 비해 30% 이상 떨어진 상태였다. 증권업계는 유상증자 실시와 자본잠식 공시를 전후로 주가가 급등락했던 데 대해 석연치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자본 전액잠식 사실을 확인한 후 지난 9일부터 이 회사의 매매거래를 정지시킨 상태다. 신광기업은 오는 29일 사업보고서 제출 시한까지 자본 전액잠식 상태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절차를 밟게 된다. 이에 대해 신광기업 관계자는 "이날까지로 예정된 유상증자 청약 결과 실권주가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오는 15일 실권주를 제3자배정 방식으로 처리할 예정이어서 상장폐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의 투기적 자세도 문제"라며 "신광기업의 사업보고서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대박'만을 노리고 투자한 것이 화근"이라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유상증자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 만큼 자본 전액잠식 상태에 있는 기업이라도 증자하겠다는 것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며 "개인 투자자들이 관련 공시를 꼼꼼히 살피고 투자하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