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혁신] 오영교 KOTRA 사장 '이례적 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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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교 KOTRA 사장의 연임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한마디로 이례적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공기업 사장 인선에서 연임된 사례를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오 사장의 연임 결정 직전 청와대는 오 사장을 포함해 2~3명의 후보자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론은 '연임은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지만 탁월한 경영성과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해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졌다.
오 사장의 연임 비결은 한마디로 '3년간의 경영혁신'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오 사장은 "경영혁신은 변화를 두려워하면서 망설이는 직원들에게 동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감대가 부족하다고 해서 경영혁신을 마냥 미루는 것은 고지 탈환을 명령받은 중대장이 중대원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는 이유로 전진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고 경영에 임했던 자세를 설명했다.
그가 취임한 2001년 4월의 KOTRA는 지금과는 딴판이었다.
공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중앙집중형 조직에다 공급자 중심의 사업 추진으로 고객들의 불만이 팽배한 상태였다.
1999년과 2000년 고객만족도 연속 최하위,공기업 경영평가 7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두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KOTRA 무용론까지 대두될 정도였다.
오 사장은 변화와 혁신만이 조직을 회생시킬수 있는 길이라고 판단, 대대적인 경영혁신에 착수했다.
△현장중심의 조직 △성과중심의 사업 △실적중심의 평가 △역량중심의 인사 등 4대 경영방침이 바로 그것이다.
중앙집중형 조직구조는 현장 중심의 자율 책임경영체제로 개편됐다.
대(大)팀제를 도입해 본사 인력을 대폭 줄이면서 8개 지역본부 체제로 재편된 해외무역관에는 인력을 전진 배치했다.
신설된 지방사업본부에도 27명이 보강됐다.
사업권과 예산권이 대부분 해외지역본부와 지방사업본부로 이관되면서 자연스럽게 독자적인 사업수행 기능도 강화됐다.
대신 사업에 대한 평가는 고객 성과 프로세스 등의 관점에서 철저히 이뤄졌다.
팀과 개인별 평가 결과는 실시간으로 피드백됐으며 그 결과는 개인 업적평가제도(MBO)를 통해 인사나 보상과 철저히 연계되도록 했다.
오 사장은 인적자원이 핵심 경쟁력인 KOTRA에선 역랑 중심의 인사가 조직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고 인사혁신 시스템도 구축했다.
다면평가제도(역량평가)와 업적평가제도를 6대 4 비율로 활용, 승진 연봉 보직배치 등에 반영하는 인사시스템을 확립한 것.
승진 심사때는 승진다면평가(승진추천위원회)를 통해 적격자를 추천하고, 추천된 서열을 인사위원회에서 다시 심의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자연스럽게 인사청탁도 자취를 감췄다.
2기에 들어간 '오영교 체제'의 KOTRA가 또 어떤 변신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