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산업 주력 품목의 수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LCD PDP 휴대폰 낸드플래시메모리 등 대표 품목에 대한 위험 신호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들 품목은 내수 침체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경기를 이나마 유지하는데 기여해온 "효자 품목" 이어서 산업계 전반으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전자업체들은 공급과잉과 수요둔화가 겹쳐 '우울한 시장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시장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선 대규모 투자경쟁까지 벌여야 하는 처지.당장 살아남기 위해 눈앞에 닥친 치열한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데다 미래의 생존을 보장받으려면 막대한 자금을 계속해서 쏟아부어야 하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



◆어두운 시장전망


골드만삭스는 최근 "올 3분기와 4분기에 삼성전자의 LCD 패널 가격이 5% 정도 떨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수요둔화로 이보다 더 가격이 떨어진다면 삼성전자 LCD 사업의 영업이익을 10% 낮춰야 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세계 1위 LCD 업체인 삼성전자가 수요둔화에 따른 영업이익 급감이라는 위기에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메릴린치는 11일 "삼성전자의 LCD 사업 영업이익 마진율이 올 2분기에 정점을 이룬 후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어두운 시장전망은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디스플레이 분야 컨퍼런스에 참석,"삼성전자는 올해 LCD 모니터 시장규모를 6천4백만대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삼성전자 LCD총괄부문이 밝혀온 7천만대를 크게 밑도는 것이어서 증시를 출렁이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거세지는 가격하락 압력


동부증권은 11일 "최근 노키아가 자사제품에 대해 최고 25%의 가격인하를 실시하는 등 업계 전체적으로 가격하락 압력이 크다"며 "삼성전자의 핸드셋 부문 수익성 하락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어 삼성전자의 연간 핸드셋 영업이익 전망치 4조5천억원을 5∼6% 하향조정할 계획"이라며 밝혔다.


또 최근 메릴린치는 '휴대폰 시장조사'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지난 4∼5월 미국과 한국시장에서 일부 제품의 판매가격을 '매우 공세적'으로 낮췄다고 전했다.


이에따라 삼성전자의 올 2분기 휴대폰 사업부문 이익률이 1분기보다 무려 7%포인트 떨어진 20%선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시장 키우기'와 '진입장벽 높이기'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낸드플래시메모리의 공격적인 가격인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도이체방크는 이와 관련,"지난 5월 7∼10% 하락했던 낸드플래시 고정거래 가격이 이달에 다시 20%이상 하락했다"며 "전년대비 30% 이상의 낸드플래시 가격 인하는 삼성전자의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공급과잉에 대비하라"


삼성SDILG전자가 일본 업체들을 상대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PDP 분야에선 공급과잉에 대한 경고가 제기됐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뱅크의 권상세 사장은 "세계 PDP 시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공급과잉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사장은 "지난해말 기준 PDP 시장은 공급 1백73만대,수요 1백85만대로 6.5% 초과수요 상태였지만 올해는 공급 3백73만대,수요 3백48만대로 7.5% 공급과잉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2.3% 공급과잉에 이어 2006년에는 수요가 공급을 다소 웃돌겠지만 2007년에는 다시 4.5%정도의 공급과잉 상태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같은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는 PDP 분야에서 한·일간 치열한 투자경쟁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급과잉이 현실화될 경우 이 기간을 버티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PDP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