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과 위기관리능력이 중시되면서 미국에서 군출신 인사들을 CEO로 영입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또 미국과 유럽의 비즈니스스쿨은 이같은 추세를 반영, 군과 연계한 교육과정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3일(현지시간) "기업 스캔들 등으로 이미지 혁신이 필요한 기업에서 군 출신 CEO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 "신뢰회복을 위한 처방" =지난 4월말 북미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인 노텔 네트웍스는 부정회계 파문의 책임을 물어 프랑크 던 CEO를 해임하고 퇴역 미 해군장성인 윌리엄 오웬스를 새 CEO로 선임했다. 오웬스는 노텔과 다임러크라이슬러에서 이사회 멤버로 활동한 적은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회사를 경영한 경험은 없는 인물이다. 노텔 이사회는 오웬스의 선임을 "회사의 지도력과 회계보고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오웬 이외에도 생명보험사인 메트라이프의 로버트 벤모시, 펩시코의 스티브 레이먼드, 컨티넨털 항공사의 고든 베슨 등도 군대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CEO들이다. IHT는 오래전부터 군대를 모델로 회사조직을 편성해온 AT&T 등 많은 미 기업들이 최근들어 회사조직을 고객중심으로 재편하는 반면, CEO들은 군 경험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선임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CEO헤드헌터연합의 피터 펠릭스 사장은 "최근 기업 부정사건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군대에서 원칙과 리더십을 훈련받은 CEO를 찾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비즈니스스쿨 군 연계 교육에 관심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학의 비즈니스 스쿨들도 군사관리와 경영수업을 연계한 각종 프로그램들을 내놓고 있다. 듀크대의 후쿠아스쿨은 올 가을부터 미 육군사관학교와 공동으로 현역 군인들을 대상으로 경영학석사(MBA) 학위 프로그램을 개설할 예정이다. 영국 샌허스트의 왕립군사학교는 런던의 한 컨설팅회사와 함께 기업들에 '민간방법론과 군대식 실전'을 혼합한 리더십교육과정을 개설, 호응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는 로이드, UBS워버그, 컴팩컴퓨터, 코카콜라 등 50여 기업들의 경영진이 파견돼 교육받고 있다. 전역군인단체 '밀리터리 어드밴티지'의 크리스토퍼 마이클 회장은 "프록터 앤 갬블(P&G) 등 일부 기업들은 전역군인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임원 리크루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