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중 9명은 정부의 '경제 낙관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세계경영연구원(이사장 전성철)이 CEO 1백명(1천대 기업 56명, 중소기업 4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 68%는 '하반기에 소비가 살아나 연간 5~6%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정부의 경제 전망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하지 않는 편이다'라는 응답도 23%에 달해 조사대상 CEO의 91%가 정부와 상반된 경제상황 인식을 보였다. CEO의 72%는 '언론이 경제위기론을 과장 보도하고 있다'는 정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CEO의 절반은 올해 경제 성장률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인 3%대로 전망했고 2%대라고 답한 CEO도 15%나 됐다. 정부가 예상한 5%대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응답자는 7%에 불과했다. CEO들은 '기업들이 느끼는 경제 불확실성의 근본적인 이유'를 '정치적 방향성(분배우선주의)에 대한 불안감'(45%)과 '노사관계의 불안'(44%)이라고 답했다. 이는 "정부를 상대로 한 보이지 않는 '보험'과 계열사간 '봐주기'가 사라져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다"는 정부의 분석과 확연히 다른 것이라고 세계경영연구원은 평가했다. '설비투자의 침체는 이제 터널의 끝을 통과하고 있다'는 정부의 진단에 대해서도 CEO의 8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수출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4%는 '중국경제 긴축 등과 같은 외부환경의 악화'(42%)와 '고환율 정책의 한계'(12%)를 이유로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