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노래방 다이어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40∼50대를 대상으로 한 '7080 콘서트'가 열린 12일 서울 월드컵경기장.'그대로 그렇게'를 부르던 이명훈이 "다함께"라고 외치자 객석에선 곧장 "그대로 그렇게 떠나신다면 난 그만 울어버릴거야"를 합창했다.
구창모의 '희나리' 김수철의 '젊은 그대'도 마찬가지.중장년층은 자기 시절 노래를 이렇게 외운다.
요즘엔 아무도 노래 가사를 외우지 않는다.
어디에나 있는 노래방 덕(?)이다.
노래방이 일반화되기 시작한 건 90년대초.일본식 가라오케가 전국으로 퍼지던중 부산의 로얄전자가 기존 컴퓨터 노래반주기(CMP)의 단점을 보완,91년 4월 동아대 앞에서 시범을 보인 뒤 5월에 광안리와 충무동에 생긴 노래연습장이 시초로 돼 있다.
유흥주점에 있는 가라오케와 달리 싼 값에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노래방은 삽시간에 전국 각지로 확산됐고,급기야 직장인 주부 학생 할 것 없이 온국민의 쉼터이자 놀이터가 됐다.
SBSTV '도전 1천곡' KBS2TV '쟁반노래방' 등 노래방 활용 프로그램의 인기는 노래방이 국민 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도전 천곡'은 노래방기기에 입력된 것중 무작위로 선정된 곡을 가사를 틀리지 않고 불러야 하는 프로그램,쟁반노래방은 한곡의 노래를 외워 완창해야 하는데 부르다 틀리면 천장의 커다란 쟁반이 내려와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치는 프로그램.섹시스타 이효리가 뜬 것도 '쟁반 노래방'을 통해서였다.
노래방은 90년대 중반을 정점으로 한동안 시드는 듯했으나 여전히 인기를 끈다.
최근엔 노래를 못하는 사람을 위해 독특한 믹싱기법을 이용해 실력보다 점수가 잘나오게 해주는 곳,노래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릴 수 있는 곳,같은 체인점 사람들과 화상채팅을 할 수 있는 곳까지 생겨났다.
노래하고 춤추는 게 다이어트에 효과있다는 소식이다.
분당 서울대병원 손정민 연구실장에 따르면 몸무게 60kg인 사람이 1시간 춤추면 2백40kcal,노래 부르면 1백8kcal가 소모된다는 것이다.
러닝머신에서 열심히 뛰어봐야 1백kcal 빼는 게 어려운 만큼 잘만 활용하면 괜찮은 셈이다.
맥주 한잔 열량이 3∼5곡 부를 때의 소비열량과 같다는 점만 명심한다면.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