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알파리포산'이 비만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서울아산병원 이기업 교수팀은 알파리포산이 뛰어난 체중감소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과 이 약물의 작용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 냈다고 13일 밝혔다. 이같은 연구성과는 세계적 기초의학 전문지인 '네이처 메디신' 7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당뇨병에 걸린 동물을 이용해 다양한 약물 치료효과를 실험하던 중 알파리포산이 뚜렷한 체중감소 및 식욕억제 효능을 나타내는 것을 발견,약리작용 연구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알파리포산이 뇌의 시상하부에서 세포내 '에너지감지 효소'(AMPK)의 활성도를 떨어뜨림으로써 식욕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음식을 먹지 못해 몸에 에너지가 부족해도 AMPK가 활성화되지 못하면 그다지 식욕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또 알파리포산이 체내의 남는 에너지를 열로 발산시키는 '언커플링 단백질'을 활성화시켜 몸속 에너지의 소모를 촉진시킨다는 원리도 규명해 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