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라이벌' 독일과 네덜란드가 제12회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4) D조에서 16일(이하 한국시간) 운명의 맞대결을 벌인다. '죽음의 조'로 불리는 D조는 네덜란드(5위), 독일(8위), 체코(11위) 등 FIFA 랭킹 상위권 국가가 대거 포함된 이번 대회 최고의 격전지. 그 중에서도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독일과 네덜란드의 경기 결과가 D조의 초반 판도를 가늠할 전망이지만, A매치 21경기 무패행진 중인 체코와 전력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라트비아의 대결도 팬들의 흥미를 자아낸다. ◆독일-네덜란드(16일 오전 3시45분.포르투 드라가우스타디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나라인 독일과 네덜란드는 A매치 경기에서 12차례 맞붙어 4승4무4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전통의 축구 라이벌. 하지만 올 들어 독일은 루마니아에 1-5, 헝가리에 0-2로 완패해 팬들에게 충격을 안겨줬고, 네덜란드도 최근 아일랜드와 벨기에에 잇따라 0-1 패배를 당하며 나란히 하락세에 접어든 모양새다. 독일은 2002한일월드컵 준우승의 주역인 플레이메이커 미하엘 발라크와 '거미손'올리버 칸이 각각 공수를 지휘하고, 신예 골잡이 케빈 쿠라니와 헤딩슛의 귀재 미로슬라브 클로제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루디 푀일러 독일 감독은 네덜란드전을 앞두고 전력노출을 꺼려 모든 훈련을 비공개로 실시해 이번 일전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드러냈다. 이에 맞서는 딕 아드보카트 네덜란드 감독은 파트리크 클루이베르트(A매치 40골)을 벤치에 앉히는 대신 루드 반 니스텔루이를 원톱으로 내세우고 신예 라파엘 반 데바르트, 아르옌 로벤 등을 기용해 공격과 수비를 모두 챙긴다는 복안. 아드보카트 감독은 "우승하러 이곳에 왔다"면서도 "독일은 4강 이상에 진출할 팀"이라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고, 니스텔루이도 "독일을 이기는 것은 축구사는 물론 역사 자체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체코-라트비아(16일 오전 1시.아베이로 아베이로시립경기장) 이번 대회 지역예선 8경기에서 7승1무를 거두는 등 A매치 2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온 체코가 FIFA 랭킹 53위의 라트비아보다는 한수 위라는 평가다. 티에리 앙리(프랑스)를 제치고 지난해 '유럽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미드필더 파벨 네드베드와 202㎝, 100㎏의 '거인' 스트라이커 얀 콜레르가 체코의 자랑거리. 하지만 라트비아도 주전급 수비수 4명이 자국리그 FC 스콘토에서 손발을 맞춰 탄탄한 조직력을 자랑한다. 라트비아의 사령탑 알렉산드로스 스타르코프스 감독은 대회 개막전에서 약체 그리스가 홈팀 포르투갈을 누른 사실에 고무돼 "그리스는 매우 좋은 수비 전략을 보여줬다. 약팀이 강호를 꺾는 방법을 잘 가르쳐준 경기였다"며 이변을 예고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