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파리서 본 中과학 '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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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시내에서 자동차로 1시간쯤 가면 라빌레트 과학산업관이 나온다.10만평 대지에 들어서 있는 이 산업관은 지스카르 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이 어린이들을 위해 20년 전 세운 과학교육전시장이다.
이곳에서는 '체험하면서 과학을 느낀다'는 모토로 3세에서 15세까지를 위한 과학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한 해 예산이 1천5백억원이며 새로운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만드는 학예직이 수백명에 이른다.
이 과학산업관에 최근 중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주에는 중국 대학 총장들이 견학하고 갔다.
중국의 고위관료를 비롯 연구원,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도 자주 눈에 띈다.
한국에서 이곳을 방문한 사람이 손에 꼽을 정도인 것과는 너무도 다르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라빌레트 사례만이 아니다.
중국은 프랑스 과학아카데미가 운영하는 과학체험 프로그램인 '라맹 알라파트'(손으로 직접이라는 의미)를 수입해 갔다.
학교 교육에 직접 반영하기 위해 중국어판을 만들기까지 했다.
과학체험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하고 과감하게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중국은 '과교흥국(科敎興國)'의 기치를 내걸고 전국민의 과학기술 소양을 높이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2049년 과학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2049'운동을 4년째 펼치고 있다. 미국이 2061년까지 전국민을 과학화하겠다는 내용의 '2061 프로그램'을 추진하자 곧바로 이를 벤치마킹해 받아들인 것이다.
한국에서도 과학기술부가 한국과학문화재단과 함께 올해부터 과학문화운동인 '사이언스 코리아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프로젝트 추진에 필요한 재원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겉치레 행사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학기술중심사회 구축'이란 국정과제는 구호로 실현되지 않는다. 과학강국 중국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파리=오춘호 과학기술부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