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를 평당 6백만원에''1억원이 수억원 되는 땅'…. 서울 강남이나 여의도 등 직장인들이 많은 곳에서 최근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광고다. 그동안 전화 등으로 은밀히 영업해오던 기획부동산들이 버젓이 거리에 광고 현수막을 내걸고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 물론 '솔깃'해서 전화를 해보면 그 실체가 금방 드러난다. 평당 6백만원대 강남 아파트의 실체는 다름 아닌 입주권,즉 속칭 '딱지'다. 외국인 전용 단지 조성계획이 발표된 서울 서초구 우면동의 노후 주택을 매매한다는 것이다. 기획부동산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를 평당 6백만원대에 잡아놓으면 2∼3년 안에 몇 배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며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기획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물량이 확보된 것은 아니지만(구하기 힘들다) 사장님이 원하시면 알아봐드릴 수 있다"며 은근히 투자를 재촉했다. 하지만 입주권은 거래 자체가 불법인 데다 해당 주택이 입주권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나중에 다시 전화를 하겠다며 전화를 끊으려 하자 기획부동산 관계자는 전화번호를 물으며 "분당 사무실로 한 번 찾아오라"고 권유했다. 몇 배나 오를 것이라는 땅도 사정은 비슷하다. 행정수도 후보지 인근 등지의 땅을 원가 수준에 판다는 게 요지다. 해당 기획부동산에서는 "이제 대박은 땅에서 난다"며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비밀 노하우가 있어 땅을 원하는 만큼 분할해 팔 수도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경기가 급전직하하는 상황에서 기획부동산들이 거리로 나와 투자자들을 불러모으는 새로운 풍경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