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러시아, 비상의 날갯짓] 오일달러 업고 '경제대국'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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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오일달러를 등에 업고 비상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세계 2위의 산유국인 러시아가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것.
러시아는 이번 기회를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활용한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푸틴 대통령이 최근 발표한 연두교서에서 "오는 201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2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를 위해 러시아 중앙은행도 금리를 단계적으로 인하하는 등 성장정책을 지속할 계획이다.
◆ 성장정책 지속 =세르게이 타타리노프 러시아 중앙은행 대외협력국장은 최근 한국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금리인상이나 중국의 긴축정책과 관계 없이 러시아는 성장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현재 연 14%에서 12%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서는 "앞으로 매년 3%포인트씩 꾸준히 물가상승률을 낮춰 3%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실제 러시아의 GDP 성장률은 지난 2002년 4.3%에서 작년에는 7.3%로 높아졌다.
올해는 8%를 넘을 전망이다.
◆ 노부이 루스키(신러시아인)의 약진 =러시아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계층은 노부이(新) 루스키다.
이들의 특징은 미국 등 서구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고, 신흥재벌로 각종 폐해를 양산 중인 '올리가르히(과점기업)'와 달리 시장경제원칙을 준수한다는 점.
지난 11일 주러시아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단 세미나에 강사로 참여한 프로스비야 은행의 알렉산드르 레프코프스키 행장도 대표적인 노부이 루스키다.
러시아의 1천3백여개 은행중 20위 은행을 이끌고 있는 그의 나이는 32세.
3년 전인 29세에 은행장이 됐다.
지금 러시아에는 레프코프스키 행장 같은 20,30대의 노부이 루스키들이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 한ㆍ러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 =작년 말까지 한국기업의 러시아 직접투자액은 3억6천만달러에 불과했다.
롯데그룹이 3억달러를 투자, 2006년 완공을 목표로 모스크바에 짓고 있는 복합건물로 인해 최근엔 활기를 띠고 있다.
현지 관계자들은 오는 9월로 예정된 노무현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한국기업의 러시아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시베리아 종단철도 및 한반도 횡단철도(TKR/TSR) 연결사업 △이르쿠츠크가스전 개발사업 △우주기술협력 사업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모스크바=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