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열풍이 불면서 건강식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감자 당근 버섯 등 건강에 좋다는 식품들이 대형 할인점이나 슈퍼 등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건강식품이라고 해도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약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다. 음식도 궁합이 맞아야 제 기능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생활 속에서 즐겨 먹는 건강식품의 적절한 섭취 방법을 알아본다. ◆ 당뇨 환자는 감자 피해야 =감자는 칼슘, 철분, 비타민C, 니아신, 탄수화물 등이 풍부하다. 감자와 우유만 먹어도 신체에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완벽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생감자를 갈아서 하루에 반 컵 정도 마시면 위염, 위궤양 등 소화기 질환에 효과가 있다. 그러나 감자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당뇨병과 심장병에 해롭다. 특히 당뇨 환자는 감자로 인해 당 지수가 급격히 올라갈 우려가 있다. 감자의 녹말 성분이 침에 닿는 순간 설탕으로 변해 곧바로 혈액으로 흡수돼 혈당수치를 급격히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감자는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의 분비를 떨어뜨려 심장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 출혈성 위장 질환자는 생마늘 주의 =한국 요리에 빠지지 않는 것 가운데 하나가 마늘이다. 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항암 및 소염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건강식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공복에 생마늘을 많이 먹으면 위벽을 자극하거나 손상시켜 위통이나 구역질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또 위염 혹은 위궤양 등 출혈성 소화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생마늘을 먹어서는 안 된다. 이런 경우에는 생마늘보다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보통 하루에 생마늘 3쪽, 익힌 마늘은 6쪽이면 적당하다. ◆ 콩류는 멸치나 유제품과 먹으면 효과 없어 =콩에는 천연 여성호르몬인 이소플라본이 함유돼 있어 갱년기 장애와 골다공증 예방에 이롭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는 별칭이 붙어있을 만큼 단백질 함량도 풍부하며 항암효과까지 있다. 콩은 날 것으로 먹으면 거의 흡수가 되지 않으므로 익혀 먹거나 생청국장, 된장으로 먹는 것이 좋다. 콩나물의 경우 콩에는 거의 없는 비타민C가 풍부한데, 꼬리 부분에 비타민C가 많다. 콩의 생리활성 성분인 이소플라본은 에스트로겐과 같은 생리작용을 하기도 하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오히려 그 작용을 방해하고 억제한다. 콩은 칼슘이 함유된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은 좋지 않다. 콩 속에 함유된 인산은 칼슘과 만나면 인산 칼슘이 돼 몸 밖으로 빠져 나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골다공증 환자가 멸치, 치즈 등 유제품과 콩류 음식을 함께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상황버섯은 간에 좋지 않을 수도 =버섯은 칼로리가 낮고 무기질이 풍부해 몸에 좋은 음식으로 꼽힌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항암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고버섯과 송이버섯은 B형 간염환자에게 좋다. 그러나 상황버섯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간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먹고난 뒤 간 수치가 오르면 먹지 말아야 한다. ◆ 등푸른 생선은 통풍 악화시켜 =정어리, 고등어, 꽁치 등과 같은 등푸른 생선은 심장병 예방과 노화방지 효과가 뛰어나다. 또 뇌졸중, 노인성 치매, 우울증 치료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등푸른 생선에 많은 EPA와 DHA로 불리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혈중 요산수치가 높아져 관절 부위가 붓고 통증이 일어나는 통풍 환자에게는 독이 된다. 이는 등푸른 생선류에 많은 '퓨린'이 혈액내 요산치를 증가시키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 당근은 기름에 살짝 볶아 먹어야 효과 =비타민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은 폐점막을 보호해 주기 때문에 꾸준히 먹으면 폐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호박, 귤, 오렌지, 복숭아, 살구, 당근 등이 대표적 식품이다. 당근의 영양분은 주로 껍질 부위에 많이 몰려 있기 때문에 껍질을 벗기고 조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날 것을 그냥 먹거나 즙을 내어 먹는 것도 좋지만, 체내 흡수율은 8%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기름에 살짝 조리하면 체내흡수율을 60∼70%로 높일 수 있다. 흡연자는 베타카로틴 성분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담배의 유해물질이 베타카로틴을 변질시켜 폐암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담배 유해성분을 완화시키려면 토마토를 먹는 것이 좋다. ◆ 위 약할 땐 양배추 익혀 먹어야 =양배추는 백혈구를 활성화시켜 면역을 증가시키고, 소화효소가 많아 소화작용을 높인다. 양배추속 비타민U는 위궤양 치료에 효과적이다. 양배추는 날 것으로 섭취하는 것이 영양 흡수율이 높은데, 즙을 내어 먹거나 살짝 데쳐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단, 위가 약한 사람은 소화흡수가 잘 안되므로 익혀 먹는 것이 좋다. ◆ 후식으로 먹는 과일은 비만 일으켜 =과일에 포함된 당분은 섭취 즉시 곧바로 흡수되는 포도당, 과당 등의 형태로 저장되어 있다. 따라서 식후에 디저트로 과일을 먹으면 주식인 밥이나 빵보다 더 빨리 체내에 흡수된다. 이렇게 되면 혈액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져 인슐린이 많이 분비돼 식사를 하면서 섭취한 지방이 지방세포로 쉽게 바뀌면서 비만을 조장하게 된다. ◆ 견과류 과량섭취 땐 설사 =땅콩, 호두, 잣 등 견과류는 비타민E가 풍부해 혈전과 고지혈증을 개선하고 치매 진행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음식물을 조리할 때 참기름이나 콩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이용하고 땅콩, 호두, 잣 등을 먹으면 건강에 이롭다. 그러나 많이 먹으면 설사를 일으킨다. 알루미늄 캔으로 포장되거나 쿠킹 호일로 싸서 조리한 견과류는 섭취를 삼가야 한다. 알루미늄 성분이 체내에 흡수되면 치매를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 도움말 = 신광순 장덕한의원 원장(www.50clinic.com), 이승남 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www.clinicbest.co.kr), 한창호 자생한방병원 제1내과 과장(www.jase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