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운영하는 인터넷포털 네이버의 '국어사전 서비스'에는 '사실무근'의 의미를 '사실이라는 근거가 없음. 전혀 사실과 다름'이라고 풀이돼 있다. NHN은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인 야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인수 또는 투자 제의를 받았다는 본지 보도(6월14일자)가 나가자 조회공시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사실무근'의 사전적 의미대로라면 NHN은 '인수 또는 투자 제의'를 받은 적이 전혀 없어야 한다. 그런데도 이 회사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는 기자나 애널리스트에게는 "직·간접적으로 제의를 받은 적은 있으나 현재 구체적으로 추진되는 사항은 없다"고 해명했다. 현재 진척되는 사항이 없어 이번 사태의 단초가 됐던 '제의를 받은' 사실조차 무의미하다는 투였다. 이 때문에 코스닥 대장주인 NHN이 '한 입으로 두 말을 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물론 회사로서는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글로벌 IT기업과의 제휴가 글로벌 비즈니스를 강화할 수 있는 호기가 됨은 물론이다. 그러나 두 창업자의 지분율이 8.4%에 불과해 이 제휴가 자칫 적대적 인수·합병(M&A) 우려를 초래할 수 있다. 설익은 상태에서 정보가 노출돼 '주가 띄우기'란 의혹도 살 수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NHN이 부인공시에서 전후 사정을 자세히 설명했더라면 투자자들의 오해가 상당히 줄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코스닥 공시담당자로부터 '한 줄로 짧게 사실 여부만을 명확히 밝히라'는 요구가 있어 전말을 자세히 알리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유야 어떻든 회사 측의 불충분한 정보 제공으로 파장만 커졌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 됐다. 한 투자자는 기자에게 e메일을 보내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축약해 기사를 썼다면 기자로서 본분을 다하지 못한 것이므로 사과해야 한다"고 항의했다. 이날 NHN 주가는 한때 8%까지 치솟았다가 곤두박질했다. 바로 '사실무근'이라는 짤막한 한마디가 빚어낸 결과였다. 박영태 IT부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