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빅4' 회계법인 가운데 하나인 KPMG의 마이클 레이크 회장(56)은 15일 "집단소송제 도입은 사회적 비용과 기업 부담이 적지 않은 만큼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공동의장 자격으로 방한한 레이크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1월 한국의 증권관련 집단소송제 도입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KPMG는 국내에선 삼정회계법인과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집단소송에 따른 '비용'은 어느 정도인가. "미국의 경우 집단소송에 따른 비용이 국내총생산(GDP)의 2∼3%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비용이 경제적 부를 창출하는 데 쓰였다면 경제 전체로는 더 득이 됐을 것이다." -집단소송 제도가 소액주주를 보호하는데 큰 효과가 있나. "미국에선 집단소송이 소액주주 보호란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성공하지 못했다는 비판적 평가를 받고 있다. 영국은 집단소송제가 아예 없다. 집단소송제가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기업과 회계법인이 윤리경영과 철저한 외부감사를 통해 회계부정을 막으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한국기업들은 2006년부터 6년마다 회계법인을 교체해야 한다. 기업들엔 큰 부담이 되는데. "회계법인이 기업에 대해 축적해온 노하우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기업과 회계법인의 유착을 막는게 목적이라면 회계법인의 회계담당자를 바꾸는 것으로 충분히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 미국과 영국에선 회계담당자만 주기적으로 교체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회계법인 자체를 바꾸는 곳은 이탈리아와 브라질 정도다." -최근 외국인의 대 한국 투자가 부진한 이유는 무엇인가. "크게 세가지다. 북핵 문제 등 지정학적 불안, 기업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그것이다. 북핵 문제는 국제적으로 해결돼야 할 과제이나, 나머지는 한국 내에서 해결이 가능한 문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