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동북아 물류 허브가 되려면 '부가가치 물류'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세계 1위 물류업체인 UPS(United Parcel Service)의 마이크 에스큐 회장은 지난달 20일 미국 애틀랜타 본사에서 아시아지역 기자들을 초청,인터뷰를 갖고 아시아 지역의 물류사업 투자전략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에스큐 회장은 물류허브의 개념을 단순한 '중간집적지'가 아닌,주변국가의 부품산업이 집중되는 가치집중 센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곳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따라서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조립공장과 같은 부가가치 창출산업이 그 지역에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의 물류시장이 발전하려면 통관절차가 보다 매끄러워야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는"한국은 정보기술(IT)이 발달돼 물 흐르듯 매끄러운 통관 업무를 갖추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물류허브를 그 지역에 만들어달라는 고객의 요구가 많아야 하고,물류 입출입이 쉽다는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며 "임금과 지역간 도달거리도 중요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런 점에서 현재 필리핀 클라크 지역에 있는 아시아 허브는 당분간 옮길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중국과 인도 아시아 일본을 아시아 지역 특별관심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향후 대규모 투자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중국과 인도의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각각 60%,50% 느는 등 폭발적 증가추세여서 이 같은 흐름이 주변국가로 파급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에스큐 회장은 한국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해법을 묻자 "UPS는 회사 주식의 50% 이상을 전·현직 직원이 보유하고 있는,직원들의 회사"라고 운을 뗀 뒤 "스스로 자격을 갖춘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이 완전 개방돼 있다"고 소개했다. UPS는 전체 직원의 70% 이상인 비정규 직원들에게 대학원까지의 모든 학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UPS는 2백여 국가에 36만명의 직원을 둔 전세계 최대 물류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총이익이 3백35억달러.최근까지 포천지로부터 '존경받는 세계기업'에 6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애틀랜타(미국)=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