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등에서 존폐 논란이 일고 있는 대검 중앙수사부는 국내 사정의 중추기관으로 한국 현대사의 획을 긋는 굵직한 사건들을 전담해왔다. 중수부는 5공화국 출범 직후인 지난 81년 4월 처음 세워져 대검 공안부와 함께검찰총장을 보좌하는 양대 축으로 자리매김하며 주로 검찰총장 하명사건을 맡아왔으나 최근 정치권의 논의로 23년만에 존폐 논란에 서 있다. 과거 이철희-장영자씨 부부 어음사기 사건, 명성사건, 수서사건, 율곡비리에서부터, 가깝게는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사건과 한보 사건, 김현철씨 사건, 불법 대선자금 사건에 이르기까지 역사에 남을 대형비리 수사는 으레 중수부 몫이었다. 1대 이종남 중수부장 시절 이철희-장영자 부부 어음사기사건을, 서울지검장-검찰총장-법무장관을 거친 2대 김두희 부장 시절에는 명성그룹 김철호 회장 사건과 영동개발사건을 처리했고, 3대 한영석 부장 시절인 85년 금강 상수도등 정부공사 발주비리사건을 지휘했다. 6대 박종철 부장때는 5공비리 수사를 맡아 장세동,이학봉,차규헌씨등 관련자 47명을 구속했고 7대 최명부 부장 시절엔 수서 비리사건을 지휘하면서 이태섭 의원 등국회의원 5명과 장병조 전 청와대비서관 등을 구속했다. 김태정 부장(11대) 때는 동화은행장 비자금사건, 율곡비리, 군 인사비리 사건을처리했고 12대 이원성 부장의 지휘 아래 이형구 전 노동장관 수뢰사건과 최락도.박은태 의원 비리사건을 처리했다. 안강민 부장(13대)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수사를 맡아 대통령을 헌정사상처음으로 구속하고 이건희 삼성회장등 재벌총수 7명을 법정에 세워 국민들에게 중수부에 대한 인식을 깊이 새겼다. 14대 최병국 부장은 한보 1차수사를 지휘하면서 정태수 한보총회장을 구속하는 개가를 올렸다. 15대 심재륜 부장 시절 중수부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를 구속했고재작년 김종빈 부장의 지휘아래 이용호 게이트 수사를 맡아 특검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김대중 대통령 차남 홍업씨를 구속해 여전한 위상을 자랑하기도 했었다. 작년엔 안대희 부장이 불법 대선자금과의 전면전을 펼치며 강도높은 싹쓸이 수사를 진행, 검찰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다시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기도 했다. 중수부 수사는 그동안 내로라하는 권력층 비리 인사들을 적극 처단함으로써 `성역없는 수사'의 대명사로 비유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표적사정.편파수사 시비를불러일으키면서 `정치검찰'의 오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검찰 위상문제를 둘러싼 논쟁에서는 "중수부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 정권의정치기반을 다지는 방패막이 역할에 나선다"는 비판이 계속 불거졌고 그때마다 중수부 폐지 논란이 도마위에 올라 왔다.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