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리니지'로 PC용 온라인게임의 시대를 열어젖힌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사장(37)은 요즘 북미시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게임의 본고장인 북미시장에서 인정받지 않으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게임회사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김 사장은 "지난 4월말 북미지역에서 상용화에 들어간 '리니지Ⅱ'와 '시티 오브 히어로'가 벌써부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두 게임 모두 2개월새 1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며 순항하고 있어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특히 시티오브히어로는 전체 PC게임 중 패키지 판매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롤플레잉게임(RPG)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울티마온라인'을 만든 전설적인 게임개발자 리처드 게리엇을 영입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내년쯤에는 게리엇이 주도하는 무협장르의 온라인게임 '타뷸라라사'를 일반인에게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 특히 2001년 게리엇 영입과 함께 인수했던 미국 게임개발사 아레나넷의 차기작 '길드워'에 거는 기대도 크다. 김 사장은 "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게임전시회 E3쇼에서 해외언론과 참관자들이 타뷸라라사와 길드워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며 "두 게임이 엔씨의 차세대 주력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탸뷸라라사와 길드워가 미국 스튜디오에서 개발됐지만 온라인게임 열풍이 거센 아시아시장에서도 통할 것으로 확신한다. 김 사장은 "타뷸라라사는 개발 초기부터 한국 개발자가 참여하는 등 동양 문화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며 "동서양의 문화나 정서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길드워는 바쁜 도시생활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요소를 담고 있다"며 "아시아 게이머들에게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사장은 리니지Ⅱ가 국내는 물론 아시아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최근 중국에서 비공개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Ⅱ는 조만간 공개서비스를 거쳐 연내 상용화에 나설 것"이라며 "동남아시장에도 조만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