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파업이 노사간 극한 대치 양상을 보이는데반해 택시노조 파업은 철회되는 등 올 노동계의 하투(夏鬪)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병원 노사간 교섭은 파업 8일째에도 불구, 양측의 `기(氣)싸움'으로까지 비치는등 `극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노동계 전체의 총력투쟁은 택시의 교섭 타결로 진정세로 돌아섰다. ◇병원파업 파국까지 가나 = 병원 노사간 교섭은 16일 오후 열린 대표교섭에서사측이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며 최종안을 던지고 퇴장한 데 대해 노조측이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수용을 거부하는 등 파행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측이 이날 제시안 최종안은 두 가지로, 첫번째는 ▲1일 8시간 주40시간(주5일근무)으로 하되 병원이 필요한 경우 토요일 외래진료 유지를 위한 방안을 강구할 수있고 노조는 협조할 것 ▲생리휴가 무급화 및 월정액 수당 신설 ▲연차휴가 근로기준법 적용 및 25일 초과분 금전 보전 ▲월차휴가 폐지 등이다. 또 두번째 안으로 ▲1일 8시간 주40시간(주5일 근무)으로 하되 토요일 진료기능의 50% 유지 ▲생리휴가 무급화 및 생리휴가 미사용시 보전방안 협의 등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은 최종안이 형평성에도 맞고 합리적이라고 주장하지만이전 입장을 고수한 것"이라며 "주40시간 근무제의 경우 `주5일제' 표현만 넣었을뿐 기존 주장 그대로이며, 토요 근무에 대해서도 `사측 요구에 노조가 협조한다'는문구를 넣어 결국 원하는 바를 관철시키려는 것"이라며 수용을 거부했다. 노조는 또 "사측이 '공은 노조로 갔다'며 퇴장한 사태는 환자불편 등 여론이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직권중재 등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 근거한 노조압박"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따라 한때 "타결의 실마리를 보이고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까지 나오던 병원 노사간 교섭이 어느 시점에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지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특히 사측이 "노조가 최종안을 수용하거나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 더 이상 교섭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고, 노조도 "순순히 재교섭을 요청하기는 어렵다"며 맞서고 있어 교섭 재개 일정마저 불투명하다. 또 노조는 교섭 결렬 이후 투쟁 대상과 수위를 높여나가기로 해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일선 병원의 의료 공백이 커질 경우 자칫 직권중재 회부-불법 파업-공권력투입-정면 충돌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대환 노동부장관이 16일 한 세미나에서 병원 파업과 관련,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를 갖고 지켜볼 것"이라면서 "그러나 의료의 공공성이 훼손되면 정부가 개입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교섭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돼야 하며 교섭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노조의 입장 등을 감안하면 사측이 협상 테이블에 다시 들어설 경우 재교섭을 통한타결의 실마리도 남아 있다. ◇택시 노정교섭 타결 =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은 16일 오전 4시부터 전국적으로총파업에 돌입했다가 이날 오후 가진 건설교통부와의 교섭에서 요구사항이 상당부분수용됨에 따라 17시간여만에 파업을 중단했다. 양측은 교섭에서 지역별 택시총량제 도입과 관련, 지난 10일 이후 신규면허 공급을 일시 중지토록 했던 것을 지역별 5개년 계획 등에 따라 올해 개인택시 공급계획이 구체적으로 확정된 지역은 종전대로 공급키로 했다. 또 지입이나 도급 등 불법경영에 대해 면허 취소 등 퇴출 방안을 강구하고, 단속반에 노조 추천 시민단체를 참여시키는 한편 대리운전에 관해서는 문제점 검토와관계부처 협의 등을 통해 개선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키로 했다. 양측은 이밖에 유류 부가세 경감분을 노동자에게 지급토록 법으로 제도화하는방안을 재정경제부에 건의하고, 유류세 보조금 전액 지원때에는 택시요금을 인상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연맹은 그러나 유류 부가세 경감분 지급 제도화 방안과 택시 노동자 분신 업체에 대한 특별 근로감독 등을 놓고 재경부 및 노동부와 협의를 벌인 뒤 요구사항이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총파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