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예금통장에 이율 등 거래조건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고객들과의 분쟁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최근 11개 시중은행에서 취급하고 있는 87개 예금통장을 조사한 결과 적립식 및 거치식 예금통장 61개 가운데 54%가 이율 표시를 모호하게 하는 등 이율 및 거래조건 기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발표했다. 예금종류별로 살펴보면 자유입출금식 예금통장은 조사대상 21개 가운데 이율 적용 방식을 기재한 상품이 1개밖에 없었으며,이자가 지급되지 않는 경우 등 중요 거래조건을 명시한 것도 2개에 불과해 부실기재가 가장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적립식 예금통장도 39개 가운데 2개는 연이율을 아예 기재하지 않았으며, 16개는 애매하게 표시해 고객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또 27개 거치식 예금통장 가운데 3개는 연이율 안내가 없었고 17개는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았다. 특히 변동이율이 적용되는 20개 거치식 통장 가운데 3개는 변동이율임을 표시하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보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무성의한 거래조건 기재로 소보원에 접수되는 관련 소비자민원 건수가 지난 2002년 17건에서 2003년 27건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지난달말까지 이미 24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