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채권형 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세계 경제 전망이 30년 만에 가장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그로스 CIO는 17일 파이낸셜 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과도한 부채, 지정학적 위기,일부 분야의 버블 등이 매우 불안정한 환경을 만들었다"며 "과거 20∼30년중 어느 때보다 상황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개인, 기업, 정부부채 모두 급증해 금리가 약간만 오르더라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일본과 미국의 부채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로스 CIO는 또 미 달러화, 상품시장, 영국 주택시장의 버블을 언급했다. 그는 "달러화 강세는 일본과 중국의 매입 때문에 나타난 현상으로 현 수준보다 20%가량 하락해야 정상"이라며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서는 고평가되지 않았으나 아시아 통화에 대해서는 고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그로스 CIO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헤지펀드의 증가를 꼽았다. 그는 사실상 "규제받지 않는 은행"처럼 활동하는 헤지펀드에 대해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로스 CIO는 "헤지펀드뿐 아니라 일반 은행들도 저리의 단기자금을 차입해 장기투자하는 '캐리(carry)트레이드'를 하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위험성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핌코는 4천억달러의 자금을 채권에 운용하고 있으며 자산의 3분의 1 가량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 핌코는 지난 30년간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