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외 증시환경 악화로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이탈 가능성이 커져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또 삼성물산 SK㈜ 등 시가총액 상위기업 상당수가 외국인의 경영권 공격 대상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연구원은 17일 '외국인 증시비중 증대에 따른 문제점'이란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 비중이 40%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외국인에 의한 경영권 위협이나 자금 유출에 따른 금융 시스템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형태 부원장은 "잇따른 국내외 악재로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이탈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며 "과거의 사례로 봤을 때 외국인 순매도가 4개월 연속 진행될 경우 최대 3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 나갈 수 있다"고 추정했다. 김 부원장은 "외국인은 주식 매도 외에 주가지수 파생상품의 매매를 통해 금융 시스템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지난 98년 국제 투기자금(헤지펀드)이 홍콩의 주식시장을 공격했을 때 홍콩당국이 1만계약 이상의 주가지수 선물 거래에 대해 증거금을 1백50% 인상하는 등 강력 대응한 사실을 참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영권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은 자사 시가총액보다 출자회사 보유지분 총액이 많거나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곳들"이라며 "이미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SK㈜ 외에 삼성물산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대주주 지분확대 외에 기관투자가 및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적극 유도해 국내 투자자의 주식보유 비중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