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와 다른 주방가구 "입주민에 위자료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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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모델하우스의 견본제품보다 품질이 떨어지는 가구를 실제 아파트에 설치한 경우 주택건설회사는 입주자들에게 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4부(박삼봉 부장판사)는 17일 경기도 남양주시 H아파트 입주민 62명이 "당초 계약한 주방가구와 다른 제품이 아파트에 설치됐다"며 D건설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주민들에게 가구당 3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가 '모델하우스 시공제품을 다른 제품으로 바꿀 수 없다'는 분양계약서 약관을 어기고 품질이 떨어지는 주방가구를 설치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모델하우스에 있던 제품은 특판제품이라 아파트에 실제 설치된 제품과의 차액을 알 수 없으므로 재산상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가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계약서에 있던 주방가구보다 품질과 인지도가 떨어지는 제품을 공급해 정신적 손해를 끼친 점은 인정된다"며 "주민들이 재산상 손해를 배상받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위자료는 가구당 30만원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원고들은 97년 4월 모델하우스 견본제품과 같은 주방가구를 설치한다는 내용이 담긴 아파트 분양계약을 D사와 체결했지만 98년 말 입주한 아파트의 주방가구가 모델하우스 견본 제품과 다르자 "당초 계약서에 있던 주방가구보다 80만원가량 싼 제품이 설치됐다"며 소송을 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