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손복조 신임 사장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를 강화하는 길이 증권사의 살길이라고 강조한다. 시류에 휩쓸려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등 다른 영역을 준비없이 확대해서는 은행등과의 경쟁에서 이길수 없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지난 84년 대우증권에 입사,4년간의 외도를 제외하곤 "대우증권맨"으로 살아온 그를 만나 향후 경영 방침 등을 들어봤다. -4년 만에 '친정집'으로 돌아왔다. (2000년 대우증권을 떠나 LG투자증권 상무,LG선물 대표 등을 지냈다) 그동안 경영환경이 많이 바뀌었을텐데. "자산관리 영업만이 살 길이라는 증권사들의 화두는 분명 잘못됐다. 증권사는 본연의 업무인 위탁매매에 충실해야 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IB(투자은행) 및 해외채권 중개매매 등도 강화해야 하지만 앞서 위탁매매 1위 증권사를 만드는 데 전념할 계획이다." -자산관리 영업의 대표적인 경우가 랩어카운트다. 포기한다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대우증권은 상반기 중 랩어카운트부문에서 8천억원을 유치해 매달 10억원 정도의 이익을 남겼다. 3조,4조원으로 잔고를 늘려도 과연 얼마나 벌겠는가. 비효율적으로 자산관리 관련 부서들을 늘리기보다는 고액의 개인투자자들에게 대응,장기적 관점에서 인프라를 확충해 나갈 것이다." -위탁매매의 경우 증권사 간 지나친 수수료인하 경쟁으로 수입을 늘리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인데. "지난해 대우증권은 위탁매매를 통해 2천8백억원을 벌어들였다. 물론 수수료가 지금보다 더 내려가면 적자가 날 수도 있다. 하지만 브로커 영업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주춧돌'이다" -은행 등 다른 금융회사의 시장 잠식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M&A 분야만 해도 기업들의 정보를 훨씬 많이 갖고 있는 은행이 유리하다. 은행은 예금 고객을 대상으로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데 강점을 갖고 있다. 은행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브로커 영업에서 돈을 벌어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IB 및 트레이딩 영업을 핵심 역량으로 키워나가야 한다" -산업은행 자회사로서 시너지 효과를 얻을수 있다고 보는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려하거나 지분 정리를 위해 자사주를 처리하고자 하는 대기업들이 많다. 그동안 자금이나 신용 면에서 열세였던 국내 증권사들은 이런 고객들의 요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산업은행의 자금과 신용을 바탕으로 IB업무를 강화해 갈 수 있을 것이다." 글=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