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계약을 맺은 연예인의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하거나 각종 행사에 무상 출연하도록 강요한 연예기획사의 횡포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영화 '쉬리'의 여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김윤진씨가 소속된 기획사 파워엠엔터테인먼트(이하 파워엠)에 대해 법률에 어긋나는 전속계약서상의 불공정 약관조항을 60일 내에 수정하거나 삭제하도록 명령했다. 이번 조사는 파워엠과 계약을 맺은 김윤진씨가 직접 약관심사를 청구해 이뤄졌다. 공정위에 따르면 파워엠은 연예인과 전속계약서를 맺으면서 해당 연예인이 항상 자신이 있는 위치를 통보토록 하는 내용의 약관조항을 넣어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연예인 활동이 기획사의 출연교섭과 일정관리에 의존한다는 업종특성을 고려하더라도 파워엠의 이 같은 약관은 사생활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파워엠은 모든 계약위반에 대해 위약금조로 계약금의 3배를 지급하도록 약관에 명기,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도 과중한 손해배상 부담을 지도록 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이밖에 기획사가 주관하거나 주최하는 행사와 홍보활동에 일방적으로 무상 출연하도록 강제한 것도 시정대상에 포함됐다. 공정위는 "연예인 전속계약서가 일반적으로 기획사에는 권리 위주로, 연예인에게는 의무 위주로 규정돼 있는 데다 계약내용이 모호하고 불명확해 연예인에게 매우 불리한 측면이 있다"며 "새로운 성장산업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공정한 계약관행이 정착되도록 지속적인 주의를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