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이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0.1%에 불과, 중국의 5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17일 '주식시장 위축 이대로 좋은가'란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들이 지난해 신규 상장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규모가 GDP 대비 0.1%로 홍콩(17.3%)과 영국(1.7%) 미국(0.8%) 등 주요 선진국은 물론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0.5%)에도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외환 위기 이후 국내 금융시스템이 증권시장을 통한 직접금융 위주로 바뀌었음에도 불구, 주식시장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연도별 신규 상장건수에서도 한국은 증권거래소의 경우 1996년 40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계속 감소, 지난해에는 10건으로 뚝 떨어졌다. 코스닥도 벤처붐이 일었던 2000년 1백82건으로 최고치를 나타낸 이후 2001년 1백66건, 2002년 1백22건, 2003년 70건으로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처럼 주식발행 시장이 위축된 것은 기업의 투자부진이 지속되면서 새로운 자금수요가 감소한데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도 은행 등 금융회사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최수미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은행보다 경제환경 변화에 빠르게 반응해 보다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유도할 수 있다"며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유망산업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주식시장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