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아직도 디자인 과소평가"..피터 젝 차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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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은 이동통신 수단입니다. 그런데 노키아는 휴대폰을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액세서리 같은 개인용품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그 결과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자사 브랜드를 강하게 각인시켰습니다. 이게 바로 디자인의 역할이지요."
17일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최한 '제1회 세계디자인센터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독일의 피터 젝 독일디자인센터 대표(50)의 얘기다.
세계산업디자인단체협의회(ICSID)의 차기 회장(2005∼2007년)이기도 한 그는 한국을 20여차례 방문한 지한파다.
그는 "삼성 LG가 생산하는 휴대폰 에어컨 등 가전·전자제품은 기능과 디자인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도 "그러나 한발 더 나아가 디자인은 자사제품이 진정한 '명품'이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는 핵심요소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면에서 "아직도 많은 한국기업들이 디자인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폭스바겐과 같은 각광받는 독일 디자인의 저력은 디자인이 제품기획력 및 생산기술,마케팅 등과 잘 어우러진 결과"라고 말한다.
수려한 외형 자체만을 디자인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는 "중국이 한국제품의 모양을 그대로 모방한다고 해도 똑같은 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이치와 같다"며 "디자인은 단독으로 생각할 수 없는,산업의 전 과정 및 교육과 연결된 총체적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피터 젝 대표는 한국이 세계 산업디자인계에서 발휘하고 있는 리더십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미 유럽 내에선 10여년 전부터 각국 디자인진흥기관 대표들이 모여왔지만 유럽과 아시아,전세계를 아우르는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이번 세계디자인센터장 회의를 평가했다.
이 대회에서는 프랑스 네덜란드 일본 대만 남아공 칠레 등 14개국의 디자인센터장들이 참가해 디자인정책과 발전방안에 대해 토의했다.
또 세계 디자인기관들의 네트워크화를 촉진하기 위한 사무국을 경기도 분당의 코리아디자인센터에 두기로 결의했다.
피터 젝 독일디자인센터 대표는 독일그래픽디자이너연맹 회장과 독일산업디자이너협회 회장을 역임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