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시장에서 호재성 단발 공시로 주가가 출렁이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수주 공시,내용이 불명확한 공시 등으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것이다. 이는 약세장에서 투자자들이 단기테마나 반짝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호재성 단발 공시로 오른 주가는 대부분 급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나치게 포장된 미래가치 호재성 단발 공시 중에는 계약이나 업무제휴를 확대 해석한 것이 많다. 피혁원단 업체인 에머슨퍼시픽은 17일 "신행정수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인 중앙관광개발의 중앙컨트리클럽과 계열사인 대명개발의 IMG 내셔널 컨트리클럽이 신행정수도 후보지 인근에 위치,매출 증가가 예상된다는 주장이다. 에머슨퍼시픽은 이들 골프장에 대해 2009년까지 코스관리 계약을 맺고 있다. 신행정수도 이전이 2007년부터 시작되는 만큼 얼마나 수익이 생길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 인터넷 보안업체인 하우리는 최근 미국 연방항공청에 1천만원 규모의 '바이로봇'제품군을 공급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미국 판매채널을 확보,연간 10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수주'라고 보기엔 규모가 너무 적고 보안시장 성장성에 비춰 기대치가 지나치다는 반응이다. 씨앤텔도 최근 "중화권에서 추진되는 초대형 영화프로젝트에 참여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대만 영화제작사 창홍이 만든 영화를 국내에 수입하고 마케팅을 대행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향후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할 지에 대해선 확정된 내용이 없다. 서울일렉트론은 '한국HP와의 장비공급 계약체결'을 공시하면서 추가 공급계약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가 추가 공급계약 부문을 바로 취소했다. 대주주인 태고종이 주식 장내매입에 나선다고 공시한 에이엠에스도 매수 규모·시기 등을 밝히지 않았다. 제이스텍 벨코정보통신 등은 최근 신규제품을 출시,대규모 흑자전환을 전망했지만 지난 1분기까지 적자가 지속됐고 신제품 매출도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급한 공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단발성 호재공시로 주가 출렁 에머슨퍼시픽은 공시에 힘입어 이날 장 초반부터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하지만 신행정수도 테마 특성상 강세가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기엔 힘들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우리와 씨앤텔,제이스텍 등 다른 기업의 주가도 공시를 전후해 강세를 보였다가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씨앤텔의 경우 공시당일인 지난 11일 4.0%까지 올랐다가 2.0% 하락했다. 하우리도 상한가 직전까지 갔다가 하락 반전,6.4% 내린채 장을 마쳤다. 제이스텍은 공시를 전후해 4일 연속 상승세를 지속하다가 추락,4일 연속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실적개선 추이가 보이지 않는 기업들이 하반기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공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신사업진출'이나 '신규계약' 등을 보고 섣부르게 투자하기 보다는 분기 실적이 나온 후 기업 내부상황과 업황 등을 따져보고 매매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