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지루한 박스권에 진입할 조짐을 보이자 우량 중소형주로 시장의 매수세가 이동하고 있다. 경기민감 대형주가 프로그램매매,해외변수 등에 따라 불안한 시세흐름을 보이는 동안 소리없이 저점과 고점을 높여가는 중소형주가 하나둘씩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달 들어 종합주가지수는 6.5% 하락했지만 5% 이상 오른 상장종목은 1백14개에 이른다. 대부분 중소형주다. 이처럼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동부증권 세종증권 등 각 증권사들은 박스권 장세에 대비,중소형주를 잇따라 발굴해 추천하고 있다. ◆박스권 장세 진입 가능성 김성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향후 6개월간 종합주가지수는 현 지수대에서 10% 안팎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화학 철강 IT(정보기술)제품의 가격하락으로 3분기 이후 관련기업 실적이 둔화돼 주가의 상승추세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 "하지만 낮은 밸류에이션(주식가치)을 감안하면 추가하락 압력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모멘텀 부재가 상승의 제약요인이라면 주가 저평가는 추가하락을 방어하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도 "중국 긴축정책과 미국 금리인상 이후 글로벌경기의 둔화 속도 및 깊이를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경기의 방향성이 확인될 때까지는 지루한 조정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스권에선 중소형주가 제격 서형석 세종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결정하는 FOMC회의(6월29∼30일)와 2분기 실적발표가 시작되는 6월말까지 720∼820 사이의 박스권 조정이 예상되며 그 과정에서 종목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진단했다. 서 팀장은 그 근거로 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해지고 있는 가운데 중소형주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실제 중소형주의 외국인 비중(시가총액 기준)은 지난달 28일 4.19%에서 16일 4.98%로 상승,사상 최고치인 5.09%(2003년 11월5일)에 근접하고 있다. 반면 대형주 비중은 이 기간동안 2%포인트가량 감소했다. 서 팀장은 "미국에서도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지수가 S&P500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등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노 동부증권 팀장은 "지난 2001년 480∼630 박스권 등락과정에서 중소형 가치주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다"며 "실적개선 모멘텀이 살아있는 우량 중소형주에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동부증권은 오는 2005년까지 경기와 다소 무관하게 10∼20%의 실적개선이 가능한 중소형 저평가 우량주로 지엔코 빙그레 동원F&B 삼양사 평화정공 듀오백코리아 신세계건설 등을 선정했다. 세종증권은 리노공업 세진티에스 케이씨텍 한섬 파라다이스를 종목장세에 대비한 톱5로 추천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