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멕스(TEX-MEX)'는 미국 텍사스주와 멕시코를 절충했다는 뜻의 조어다. 음식으로 치면 멕시코 음식을 미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시킨 것으로 보면 된다. 다소 생소한 '텍스-멕스 음식'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SK텔레콤 본사 옆 식당에 처음 등장했다. 식당 이름은 원어 그대로 '텍스-멕스'다. 여기서 반갑게 다가왔던 것은 멕시코인들이 즐겨 마시는 코로나맥주의 병에 라임을 꽂아주는 것.맥주와 함께 레몬을 내놓는 곳은 많이 봤지만 라임을 주는 곳은 처음이었다. 실제로 라임은 값이 비싸고 레몬에 비해 보관 기간이 짧아 취급하는 곳이 거의 없다. 하지만 그 맛과 향은 레몬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 곳의 주메뉴는 '브리토'다. 브리토는 멕시코 사람들이 주식처럼 먹는 밀전병 '토르티야'(tortilla·국내에서는 '또띠아'라고 발음하는 사람들이 많다)에다 멕시코 스타일로 양념한 밥과 고기 양파 피망 소스 등을 넣어 김밥처럼 둘둘말아 내놓는 것이다. 한 입 베어 물면 밥알과 고기 야채가 어우러져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한국 사람 입맛에 정말 잘맞는 음식이다. 여기서는 자체 개발한 살사소스에 찍어먹도록 하는데 매운 맛이 입맛을 더욱 자극한다. 2개에 9천원하는데 먹으면 든든하다. 이쯤되니 '프로의식'으로 무장한 '내공'의 소유자가 궁금해졌다. 주방장은 미국 워싱턴의 리츠칼튼과 시애틀의 하얏트 호텔 등에서 주방장으로 20년간 일해온 윌리엄 김씨(42·김욱남)다. 김씨는 국내에 정착하면서 친척(조승제 사장)과 함께 이 식당을 열었다. 다음으로 맛본 것은 '나초'(1만3천9백원).옥수수 가루로 만든 '토르티야 칩'에다 칠리소스를 듬뿍 바르고 매운 맛의 '할라피뇨'(절인 멕시코 고추)를 얹힌 것이다. 제대로 만든 칠리소스 맛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곳의 칠리소스 맛에 흠뻑 빠지게 될 것이다. 담백하면서 강낭콩 씹는 즐거움을 주는 이 집 칠리소스는 그 어디에서도 맛보기 어렵다. 주차 가능.(031)714-9575∼6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