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대내외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회의와 이라크 임시정부로의 주권이양이 예정돼 있는 이달 30일이 최대관심이 되고 있다. 30일의 의미는 어떤가. 무엇보다 미국금리의 인상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0.25%포인트냐 0.5%포인트냐를 놓고 관측이 엇갈리고 있지만 지난 3년간 지속돼온 저금리 국면이 마무리되고 인상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면 세계 각국의 통화정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위상과 각 국간 금리차에 대한 글로벌 자금의 민감도를 감안하면 경기회복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다른 나라들도 금리인상이 불가피해 진다. 특히 금리인상을 포함한 중국의 2단계 경기조절정책 내용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의 향방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이라크 임시정부로의 주권이양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국제 원유시장에는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 반면 지정학적 위험이 높아지면서 이라크 임시정부로의 주권이양이 연기된다면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40달러를 웃돌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30일 이후 시장의 모습은 어떻게 될 것인가.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역시 주식시장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으나 최근의 주가상승은 세계적인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liquidity market)의 성격이 짙어,미국과 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주식시장에 미칠 충격은 의외로 클수도 있다. 지난 3년간 아시아 주가는 미국의 금리인하와 달러약세를 배경으로 달러캐리 자금이 유입돼 경제여건에 비해 지나치게 상승한 측면이있다. 이 때문에 미국금리의 인상으로 달러가치가 회복되면 달러캐리 자금의 이탈이 예상된다. 더욱이 올 여름철은 서머랠리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시장참여자들이 장기휴가를 떠나기에 앞서 보유주식 처분에 나설 경우 주가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주식시장보다는 상대적으로 덜하겠지만 세계 부동산 시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지난 3년간 세계 부동산 가격을 부추켰던 '부채-경감 현상(debt-deflation syndrome)'이 약화될 경우 세계 부동산 시장이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엎친데 덥친 격으로 이라크 임시정부로의 주권이양이 순조롭지 못해 유가마저 오르면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 미칠 충격은 증폭될 수도 있다. 이달 30일이 21세기 초 전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었던 '밀레니엄 버그(Y2K)'에 버금가는 위력을 갖고 있다는 예상이 확산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미 연준리가 금리를 올린다 하더라도 급격한 인상보다는 점진적으로 올릴 것으로 보이고 조지 W 부시 행정부도 이라크 임시정부로의 정권이양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지만 상황이 돌변해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시나리오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를 대비해 놓는 것도 투자자로서 바람직한 자세가 아닌가 생각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