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증권이 여의도 사옥을 매각키로 한 배경을 놓고 증권가의 추측이 무성하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증권은 최근 여의도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독일 데카(DEKA)방크를 지정했다. 인수측이 제시한 희망가격은 9백5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건물 장부가는 6백40억원이어서 상당규모의 매각차익이 기대된다"며 "매각대금은 사모펀드(PEF) 등 돈되는 신규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구조조정펀드에 투자해 50% 가까운 수익을 남긴 적이 있다"며 "이번 건물 매각은 재무건전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대주주인 소로스펀드가 지난 99년 서울증권을 인수한 이후 지속적으로 투자금회수에 나선 점을 들어,다른 의도가 있을 것이란 의혹을 보내고 있다. 한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소로스펀드는 단기간에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헤지펀드"라며 "이번 건물매각도 고정자본을 유동화해 투자금을 원활하게 회수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소로스가 당초 6백75억원을 투자한 뒤 매년 고배당과 일부지분 매각 등을 통해 이미 5백억원 이상을 회수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회계연도(2003년 4월~2004년 3울)중 이익이 큰폭으로 줄어 올해 배당을 못함에 따라 다음 연도의 고배당을 위한 잉여금마련 차원이란 분석도 있다. 서울증권은 최근 2년 연속 고배당(평균 배당성향 1백18%)을 해오다 올해는 한푼도 배당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건물을 매각해 PEF 사업에 나선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소로스가 배당으로 한차례 더 투자금을 회수한 뒤 나머지 지분(25.68%)을 매각하고 철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