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최고경영자(CEO)들은 중국 급부상에 따른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해결할 문제가 많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의 급부상으로 동북아에서 한국의 위치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외국계 CEO들의 82%는 '한ㆍ중ㆍ일 3국 분업체제 아래에서 특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중국의 주변국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는 16%에 그쳤다. 반면 중국의 경기 과열 억제 정책이 한국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70%가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예상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장기적으로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응답은 14%를 차지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대중(對中) 무역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또 응답자의 38%는 한국 내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할 의사가 있거나(20%) 앞으로 가능성이 있다(18%)고 답해 제조업 공동화 등 단기적인 경제 위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 CEO들의 절반 가까이는 장기적으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연구개발(R&D)에 집중해야 한다'(46%)를 꼽았다. '미국 유럽 등 서구 국가들과의 연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17.1%)는 대답이 뒤를 이었으며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15.7%), 'BRICs 등 제3시장으로 수출선을 다변화해야 한다'(14.4%) 등의 순이었다. 주관식 답변에서도 고부가, 서비스산업으로의 재편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응답자는 "한국의 경쟁 상대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나 일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는 이미 서비스 중심(service-oriented)의 구조가 됐으며 제조업에 집중돼 있는 경제정책도 이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응답자는 "중국이 계속 성장하면서 한국에 열려 있는 기회의 창(window of opportunity)은 빠른 속도로 닫히고 있다"며 "하루 빨리 전략을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