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 한 사람이 납부한 세금이 평균 3백만원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조세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인 조세부담률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20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작년 국세와 지방세를 통해 거둔 세금은 1백43조3천3백3억원으로 GDP의 20.3%(조세부담률)를 차지했다. 작년 말 국내 인구가 4천7백92만5천3백18명인 점을 감안할 때 1인당 세금 부담액은 2백99만7백1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납세액이 지난 95년 1백60만3천1백95원이었던 것과 비교해 8년 만에 두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조세부담률은 올해부터 GDP 기준 연도가 1995년에서 2000년으로 바뀜에 따라 △2000년 19.6% △2001년 19.7% △2002년 19.8% 등으로 각각 변경됐고 작년 처음으로 20%를 돌파했다. 기준연도를 변경하기 전의 조세부담률은 2000년 21.9%, 2001년 22.3%, 2002년 22.7%였으나 군대시설 소프트웨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액이 새로 포함된 2000년부터 GDP 산출액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조세부담률은 이같이 낮아졌다. 작년 분야별 조세부담액은 중앙 정부에 납부한 국세가 1백14조6천6백42억원이었고 지방자치단체에 납부하는 지방세는 28조6천6백60억원에 달했다. 국세 가운데 소득세 법인세 등 내국세 부담률(GDP 대비)이 14.3%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교통세(1.7%) 관세(1.1%) 교육세(0.6%) 농어촌특별세(0.3%) 순이었다. 법인세 수입은 지난해 33.2% 증가했고 특별소비세(10.4%)와 소득세(8.5%)도 크게 늘어났다. 특히 올해 도입된 완전포괄과세 적용을 피하기 위한 상속ㆍ증여 행위가 급증함에 따라 상속ㆍ증여세는 전년보다 5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조세부담률은 지난해 예산안 제출 당시 19.8%로 전망됐으나 조세부담률이 매년 전망치를 웃돌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2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