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1일자) 추경 마음 먹었으면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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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 걱정이다.
그동안 낙관론을 펴왔던 경제부총리와 한은총재까지도 기존의 입장을 슬며시 접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헌재 부총리는 지난 19일 경제회복이 생각만큼 활발하지도,만족스럽지도 않아 답답하다고 토로했고,박승 총재도 당초 예상과 달리 2분기에도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경제 수장들이 어려운 경제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가 힘들고,또 그에 맞는 긴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본다.
경제의 주름살은 겉으로 나타난 것보다 훨씬 깊은 것 같다.
서울 강남의 한 중국식당에서 3천5백원에 팔리던 자장면 한그릇을 절반값도 안되는 1천5백원에 판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소비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부도율이 1년만에 가장 높아졌다는 발표에 놀라는 사람도 많지 않다.
내수 소비가 밑바닥이고 하반기에는 건설경기가 급랭할 가능성까지 있다는 경제부총리의 '경고'는 이런 현실을 뒤늦게나마 반영한 것임에 틀림없다.
더구나 유일하게 경기를 이끌던 수출마저도 점차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고유가,중국의 경제긴축,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등 해외부문의 악재들이 영향을 미치는 탓이다. 당초 올해 성장률을 상반기 5%대 초반,하반기 5%대 중반으로 전망하던 민간 연구소들이 이제는 4%대로 하향 조정하는 것만 봐도 경제가 쉽게 좋아지기 힘들다는 것을 알수 있다.
사정이 그렇다면 정부도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정부와 재계가 추진하고 있는 투자활성화 대책 이외에 단기적인 재정투융자 정책도 적극 검토해 보아야 한다.
당정이 2조원의 추경을 포함, 4조5천억원의 재정지출확대에 합의했다고 하지만 기왕 마음 먹었다면 서두르는 것이 상책이다. 경제정책은 그 타이밍이 중요하다. 차일피일 미루다 실기(失機)하면 돈은 돈대로 들고 효과는 없는 그런 결과를 가져오기 십상이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경제상황만 더욱 악화시킬 우려도 있다.
아직 원구성도 못한 채 공전하고 있는 국회도 하루빨리 정상화시켜 추경안 처리 등 경제살리기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이 부총리 지적대로 부동산 부문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올 가을 서울과 수도권에 4년만에 가장 많은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일시에 쏟아지는데 따른 자금압박으로 경기가 급랭할 가능성도 큰 만큼 건설 경기의 연착륙을 위한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자칫 건설부문의 어려움이 경제 전반에 확산되지 않도록 사전에 충분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