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相生의 길' 찾는다] (7) (미국에선) AT&T, 단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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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모토로라의 종업원들은 모두 명함만한 크기의 카드를 하나씩 지니고 있다.
카드의 앞면에는 '총체적 고객만족(Total Customer Satisfaction)'이라는 회사의 기본목표가 적혀 있으며 뒷면에는 이를 위한 사원들의 신념, 목표, 실천방법 등이 제시돼 있다.
회사와 근로자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협력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이 카드를 만들어 나눠줬다.
모토로라는 이 카드에 나타나 있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문호개방정책(open door policy)'을 펴고 있다.
회사 경영상황을 정확히 공개, 종업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확실히 해주는 일종의 열린 경영이다.
모토로라 뿐만이 아니다.
IBM, AT&T 등 수십년간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미국기업들은 모두 이같은 '열린 경영'을 도입해 성공을 거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 기업이 열린 경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1980년대 초반.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기업들이 경쟁상대로 부상하면서부터다.
대립 관계에 있던 미국기업의 노사는 원가 경쟁력을 잃어 생산 설비가 아시아 지역으로 빠져 나가기 시작하자 '노사가 협력해야 살 수 있다'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
열린경영은 1990년대 들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고 이제는 바람직한 노사관계의 전형으로 세계로 퍼져 나가는 추세다.
중국 인도 등의 부상으로 1980년대 당시 미국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한국 기업들이 최근들어 '열린 경영'을 통한 노사협력에 힘을 쓰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IBM은 급변하는 기업환경에서 생길 수 있는 직원들의 거부감을 줄이고 전문성을 높여주기 위해 직원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노사가 기업의 성과와 위험요인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해 IBM은 직원교육에 연간 7억5천만달러(약 8천5백억원)를 투자하고 있다.
AT&T도 전통적으로 노사가 대립 관계에 있던 기업.
1992년 파업 위기를 간신히 넘긴 이 회사는 3년후 노사간 대립적인 요소를 서로 인정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개선해 나가기 위해 '미래의 작업장(workplace of the future)' 협약이라는 4개단계 이행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협약체결이후 약 10년이 지난 현재 이 회사 노사는 △집단적 작업 책임성 △공개적 의사소통과 정보체계 등을 목표로 하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