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병원노사 양측이 20일 오후 중노위에서 막판 교섭을 벌였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밤 늦게까지 협상에 난항을 겪었다. 병원노사대표는 이날 협상에서 그 동안 쟁점이 됐던 주5일 근무제와 관련,중노위의 조정을 받아 한발씩 양보하며 합의점 도출을 시도했다. 중노위는 당초 직권중재에 회부하려던 방침에서 후퇴,이날 노사자율교섭에 의한 타결을 유도했다. 중노위는 노사 양측의 자율협상이 실패할 경우 곧바로 직권중재에 회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11일째 계속된 병원파업사태는 노사자율에 의해서든,중재에 의해서든 금명간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 ◆병원노사 최대쟁점은 주5일 근무제=노사 양측은 그 동안 산별기본협약과 의료의 공공성 강화,산별최저임금 부분에 대해선 거의 합의를 이룬 상태다. 노사 양측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부분은 주5일 근무제 시행방식. 노조는 온전한 주5일 근무제를,사용자측은 주6일 40시간제를 각각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다가 서로 수정안을 제시,타결의지를 보여왔다. 사용자측은 지난 16일 하루 8시간,주40시간을 원칙으로 하되 병원이 필요할 경우 토요일 진료기능을 50%로 유지할 것을 최종안으로 제시했다. 또 생리휴가는 무급화하되 월정액의 수당신설,연차휴가 상한인 25일을 넘을 경우 수당보전 등을 내놓으며 노조의 합의를 유도했다. 이에 대해 노조측은 토요일 인력의 50%를 격주휴무제로 하되,단 6개월 간 한시적 운영이란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생리휴가는 종전대로 유급화할 것과 월차휴가 유지,10%의 인력충원 등을 요구해 노사 양측의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병원노사는 쟁점부분과 관련,△인력의 50% 토요 격주휴무제 △생리휴가는 무급화하되 수당으로 보전 △연월차 휴가 축소에 따른 수당 감소분 임금보전 등으로 의견을 좁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현장도 주5일 근무제 촉각=올해 협상을 벌이고 있는 노사관계자들은 병원노사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5일 근무제와 관련,올해 사실상 처음 열린 병원노사협상의 결과가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병원노사협상이 시간을 끈 것도 노동계와 재계 전체의 대리전 양상을 띠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오랜 줄다리기 끝에 주5일 근무제 문제를 타결한 금속사업장과 현대·기아차 노사는 이 문제를 놓고 올해 다시 갈등을 빚을 전망이다. 정부로부터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주5일 근무제 시행을 권고받고 있는 사용자 측은 노조측에 재협상을 요구해 놓고 있어 노사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예산으로 운영되는 공기업들도 민주노총의 지침대로 근로조건 저하 없는 주5일 근무제 실시를 주장하고 있어 개정 근로기준법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와 충돌이 예상된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