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지다춘(季大純·36)이 서울 소격동 금산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갖고 있다. 캔버스에 연필,먹,식물의 즙,찻물 등으로 유머러스한 동물 및 사람이미지를 표현한 '전기(Biography·사진)''짝사랑' 등 20여점을 출품했다. 지다춘은 1990년대 이후 급변하는 중국의 현실과 자의식의 문제를 단순한 이미지로 표현해 온 작가다. '전기'의 경우 세마리 돼지가 입가에 거품을 흘리며 맥주를 들이켜는 장면인데 외국의 소비문화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중국인들의 현실을 재미있게 그린 작품이다. 중국 전통 복장을 입은 중년 남자가 훌라후프를 돌리는 모습을 담은 '치졸지외'도 중국인들의 자의식 결여를 담담한 화면으로 관조한다. 색감을 배제하고 연필과 먹을 주로 사용한 화면은 모호하면서도 여백의 미를 한껏 살려 전통 동양화와 현대 미술의 결합을 독자적인 기법으로 시도했다. 중국 중앙미술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지다춘은 바젤아트페어와 도쿄 베이스갤러리에서의 개인전 등 해외 전시를 통해 중국 현대미술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29일까지.(02)735-6317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