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필요한 인력, 설비, 재고 등 모든 종류의 낭비를 철저히 배제하라.' 지난해 포드를 제치고 세계 2위의 자동차업체로 올라선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 이 회사의 성공신화는 최소의 낭비와 최소의 여유로 시장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도요타 생산방식(TPS)'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TPS의 핵심은 '이익=제품가격-원가'라는 논리에 기초, 각 공정에서 낭비요소를 없애 원가를 줄인다는 것. 적기생산방식(JIT·Just in Time) 혹은 린생산방식이라고도 불린다. 도요타의 성공으로 TPS는 전자산업을 중심으로 일본 산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갔으며 지금은 전세계 기업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생산방식만 배워서는 도요타 성공신화를 재현할 수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 TPS는 유연한 노동 편성, 지속적인 인원 합리화를 감내할 수 있는 협력적 노사관계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도요타 노사는 1962년 노사관계를 '차의 양바퀴'에 비유하고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통한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향상'이라는 노사선언을 발표했다. 파이를 키워야 근로자의 몫도 많아진다는 것을 50년대 극심한 쟁의 과정을 통해 체득한 것. 사측도 즐거운 직장을 건설하고 작업의욕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안정적인 고용을 보장하고 있다. 이같은 도요타의 성공을 벤치마킹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가 제너럴 모터스(GM)의 자회사인 새턴. 70년대 오일쇼크에 따라 소형차 수요가 증가하자 일본 회사에 시장을 빼앗기던 GM은 설립이래 1981년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내기에 이른다. 이에 전통적으로 대립관계에 있었던 GM 노사는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새턴을 설립한다. 새턴은 '노사간의 철저한 파트너십'이라는 기본 전제하에 태어났다. 여기에 일본식 적기생산방식(JIT),총체적 품질관리(TQM) 등 공정 혁신을 이뤄나갔다. 끊임없는 혁신과 노사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새턴은 현재 소형차 시장에서 안정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과 효율적인 경영시스템을 받아들이고,인간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하는 완전히 새로운 미국식 팀 생산방식을 만드는데 성공한 것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