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우유업계 지각변동 예고..한국야쿠르트, 21일 파스퇴르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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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가 21일 파스퇴르를 인수함에 따라 국내 유업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국내 최대 발효유업체인 한국야쿠르트가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우유와 분유사업 부문을 강화,종합 유업체의 면모를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우선 기형적인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동안 한국야쿠르트는 유업체이긴 했으나 라면에다 어린이용 음료까지 만드는 혼합구조를 띠고 있었다.
이 때문에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은 한국야쿠르트를 '이색 유업체'라고 깎아내렸다.
하지만 이번 인수로 야쿠르트는 유업체의 기본구조인 '요구르트+우유+분유+치즈' 체제를 구축,본격 경쟁을 선언할 수 있게 됐다.
야쿠르트는 제품군도 다양화할 수 있게 됐다.
윌과 메니치코프가 탄탄한 매출구조를 갖추고 있으나 최근 들어 성장한계를 드러내 새로운 제품군 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특히 주력제품인 윌의 경우 '업그레이드 윌'로 재편했으나 이미 한계에 달한 것도 파스퇴르 인수를 앞당긴 배경이 됐다는 시각이 많다.
야쿠르트가 파스퇴르에 관심을 가진 것은 제품군뿐 아니라 생산설비였다.
파스퇴르가 외형적으로는 연간 1천억원대의 매출에 그치는 미미한 회사이지만 우유와 분유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공장을 갖추고 있어 인수 즉시 사업을 유지,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국내 유업체 중 모든 유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춘 곳은 매일과 남양유업 뿐이었는데 이젠 야쿠르트도 끼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야쿠르트 이인수 이사는 "브랜드 파워 자체로만 보면 파스퇴르는 유업계에서 10위권 수준이지만 설비공장 등이 있어 인수에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한국야쿠르트가 파스퇴르를 인수했다는 소식에 놀란 곳은 경쟁업체들이다.
매출규모 8천억원대가 넘는 경쟁사가 우유와 분유사업을 대폭 강화한 것은 경계경보가 발령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야쿠르트의 브랜드 이미지가 좋은데다 특유의 방문판매망을 가지고 있어 적잖은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쟁사들은 이 중에서도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한 방문판매가 향후 '우유+분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겠다는 분위기이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일일이 고객을 찾아다니면서 파스퇴르 판매에 나설 경우 예전과 다른 시장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파스퇴르는 작년에 1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체 사업부문에서 우유는 35%,분유와 이유식은 40%,발효유는 18% 기타 7%였다.
부채는 3백억원대로 추정된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