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중섭(1916∼1956)의 50년대작 '개구리와 어린이'를 보면 커다란 꽃잎 위에 벌거숭이 아이와 개구리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가난하던 날의 정경이거니와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이들에게 개구리를 좇아 산과 들, 논두렁을 뛰던 일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개구리는 양서류이자 변태동물이다. 알에서 올챙이가 됐다 2∼3개월쯤 지나면 먼저 뒷다리가 나온 다음 앞다리가 나오면서 꼬리가 사라진다. 뒷발가락에 물갈퀴가 있고 뭍에선 처져 있던 아랫눈꺼풀이 물에선 물안경처럼 위로 올라와 눈을 덮는 덕분에 물과 뭍에서 모두 살 수 있다. 친숙해서인지, 자라면서 모습과 생태가 변해서인지 우리에겐 유독 개구리와 관련된 얘기들이 많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 '우물안 개구리' '청개구리같은'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 등. 뿐이랴. '입 큰 개구리' 유머시리즈는 지금도 새로운 버전을 만들어내며 살아 움직인다. 이번엔 일명 '올챙이송'으로 불리는 '올챙이와 개구리'가 국민동요로 떠오르고 있다.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 뒷다리가 쏘옥 앞다리가 쏘옥 …'이라는 단순한 가사의 노래가 애 어른 모두에게 널리 불리는 건 물론 CF와 휴대전화 벨소리로 인기를 모으면서 '모르면 간첩'이란 말까지 나왔다. 윤현진씨가 93년 작사ㆍ작곡한 걸 한솔교육에서 사이버캐릭터에 율동을 더한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이걸 MBC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브레인 서바이버' 코너에서 가져다 쓰면서 급속히 퍼진 것이다. 원래는 '쏘옥'이 아니라 '쑥쑥' 자란다의 '쑥'이었다고. '올챙이송'이 어른들에게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건 무슨 까닭일까. 누구나 한번만 들으면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어서라고도 하고, 힘든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동요를 통해서라도 위로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티핑 포인트'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은 무엇인가가 뜨는 건 사람들의 마음속 소망이 아르키메데스의 받침점같은 걸 찾아내면서 점화되는 결과라고 했다. '올챙이송'의 유행은 혹 모든 이들이 달라지고 싶어해서가 아닐까. 동요로라도 사람들 마음이 환해지고 희망을 품을 수 있었으면 싶다. 박성희 <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