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제화가 자사 구두브랜드인 레노마 제품을 롯데백화점 11개 매장에서 철수, 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간 갈등이 재현되고 있다. 금강제화는 21일 "롯데백화점이 판매 수수료를 기존 18%에서 30%로 대폭 올려달라고 요구해 제품을 철수했다"고 밝혔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갑작스레 수수료를 10% 이상 올려달라는 롯데백화점의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며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려가지 않는 한 납품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분쟁 제품이 된 레노마는 연간 매출 2백40억원대로 이 중 40% 가량이 백화점을 통해 판매돼왔다. 금강제화는 롯데백화점에서 철수함에 따라 상당 수준의 판매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레노마가 전국 주요 백화점 살롱화(수제화) 매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브랜드여서 롯데백화점도 매출 감소와 고객 항의 등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강제화측은 "레노마를 제외한 다른 브랜드는 백화점 등에서 차질없이 판매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화사업 부문에서 백화점 대신 가두점과 단독점포 영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백화점은 "현재 30%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 다른 캐릭터 구두업체들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수수료 인상을 요구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40% 가량 할인된 상품권으로 일반 구두를 사는 소비자들이 많아 일반 구두는 수수료를 18% 받고 있으나 캐릭터 구두는 상품권이 거의 없어 30%를 받아왔다고 부연 설명했다. 금강제화에만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분쟁은 최근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납품업체와 유통사간 분쟁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유통 마진을 극대화해야 하는 유통업체와 납품가는 높이고 수수료를 낮추려는 납품업체의 이익이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키고 있는 것. 최근 일어난 대표적 분쟁인 CJ와 할인점 까르푸간 진행과정이 이번 사건과 매우 비슷한 것도 분쟁의 기본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