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로 자동차 불황을 뚫는다.' 극심한 내수 판매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신차 출시를 통해 얼어붙은 고객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웬만한 판촉 전략으로는 좀체 고객을 잡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신차 투입으로 정면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기아자동차는 오는 7월 20일 미니 스포츠레저차량(SUV)인 'KM(스포티지)'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현대자동차가 오는 8월 EF쏘나타 후속 모델인 'NF(쏘나타)'의 판매에 들어가면 한여름 자동차 시장은 신차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기아차는 당초 KM의 개발 및 양산 일정이 다소 지연되자 신차 발표를 8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수 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 신차 투입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예정대로 신차 발표회를 갖기로 했다. 기아차는 스포티지 출시로 현재 약 6개월가량 밀려 있는 동급차종 현대 투싼의 대기 수요를 어느 정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아차는 신차를 선보이기에 앞서 붐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6월 초 사명 공개를 시작으로 단계적인 사전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KM은 지난 2002년 단종된 기아 스포티지의 빈 자리를 채울 5인승 소형 SUV로 현대 투싼과 플랫폼을 공유한 형제 모델이다. 엔진은 투싼과 같은 2천cc급 커먼레일 디젤을 얹지만 내외장을 보다 고급스럽고 개성있게 차별화한게 특징이다. 회사측은 투싼에 비해 출시가 4개월가량 늦은 만큼 품질과 상품성을 보강했다고 강조했다. 투싼이 무난하고 점잖은 분위기라면 KM은 역동적인 이미지가 강해 20∼30대 젊은층으로부터 인기를 끌 것이란 설명이다. 현대차는 NF 2.4리터급을 주력으로 내세워 혼다 '어코드' 등 일본 수입차와 정면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과거 중형차는 1.8리터나 2.0리터급이 많이 팔렸으나 앞으로는 2.4리터가 대종을 이룰 것"이라고 예상했다. NF는 기존의 베타 엔진 대신 차세대 중형급 엔진으로 새로 개발한 2.0,2.4리터급 세타 엔진을 얹는다. 1.8리터급 엔진은 NF 판매를 계기로 중형급에서 제외된다. 초경량화된 세타엔진은 각종 신기술을 최대한 적용해 출력과 최고 토크를 높였고 연비를 향상시킨게 특징. 배기가스도 크게 줄였다. 특히 교환하지 않고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합금소재의 '체인형 타이밍벨트'를 채택했다. 현대차는 연말부터 NF 수출에 돌입할 예정이며 내년 3월부터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도 조립 생산할 예정이다. 지난 1985년 첫선을 보인 쏘나타는 88년 6월 '뉴쏘나타', 93년 5월 '쏘나타Ⅱ', 96년 2월 '쏘나타 Ⅲ', 98년 3월 'EF쏘나타'에 이어 베스트 셀링카의 명성을 이어가게 됐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5월 서울 힐튼호텔에서 신개념 프리미엄 MPV(다목적 차량)인 '로디우스(Rodius)'의 발표회를 갖고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뉴체어맨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로디우스는 9인승과 11인승 2개 모델로 미니밴의 다용도성을 갖춘 차다. 2천7백cc급 3세대 커먼레일 디젤엔진과 수동 겸용 5단 자동변속기 등 뉴렉스턴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회사측은 로디우스를 판매한지 일주일 만에 7천대가 넘는 판매계약 실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연말까지 로디우스 판매가 2만3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아차는 작년 말에 출시한 준중형 세단 '쎄라토'를 개조한 해치백 스타일 '쎄라토 유로'를 최근 선보이는 등 신차를 통한 내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지붕이 차체 뒤쪽 끝까지 연장된 '롱루프 해치백'스타일의 세련되고 볼륨감 있는 디자인으로, 내수 판매는 물론 해외 수출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