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車 이야기] 볼보 'P1800' ‥ 실용적 스포츠카 '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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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는 1927년 설립된 스웨덴의 자동차회사다.
당시 스웨덴은 도로 포장률이 낮았고 거친 산과 겨울이 긴 추운 날씨의 자연 환경 탓에 차들이 고장이 잦았다.
이런 실정을 보면서 튼튼한 차를 만들고자 베어링 회사 'SFK'의 엔지니어가 회사의 지원을 받아 스웨덴 남서부 지역에 자동차공장을 짓고 창업했다고 한다.
2차 대전중 군용 차량을 만들면서 독자 기술 개발을 시작한 볼보는 1944년이 되어서야 독자모델을 출시하고 전환기에 들어서게 된다.
그 이후 세단 승용차를 주로 생산하던 볼보가 1961년 처음으로 내놓은 스포츠카가 바로 P1800이다.
이 차는 이탈리아 카로체리아 기아에서 디자인한 차로 날렵하고 섬세한 라인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실용성을 추구한 볼보의 '아마존'(121/122S 시리즈의 애칭) 세단에 사용된 기계 부품이 적용되었으며 본격적인 레이싱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영국 MG에서 1962년 출시한 MGB에 가까운 성능을 내었으나 직선도로에서만 발휘될 뿐이었다.
볼보 P1800이 이전의 볼보차와 다른 점은 강한 파워와 뛰어난 내구성, 실용성을 갖추었다는데 있다.
새로운 종류의 실용적인 스포츠카를 내놓은 것이다.
초기에는 1천7백78cc의 4기통 엔진에 트윈캠이 장착되었으나 이후에는 1천9백85cc로 배기량이 커졌으며 전자제어식 연료 분사 시스템이 추가로 도입됐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비행기의 조종실처럼 타코미터 유압 온도계가 일렬로 놓여져 있고 바닥에 가깝게 위치한 시트가 특징적이며 뒷좌석이 접이식이라서 화물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볼보 P1800은 로저 무어의 TV시리즈 '세인트(The Saint)'에 등장해 인기를 누렸다.
TV 프로듀서는 사실 P1800과 같은 시기에 출시된 P1800의 경쟁차 재규어 E타입을 사용하려 했으나 재규어측에서 취소하는 바람에 볼보에 기회가 넘어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 김상권 현대ㆍ기아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