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한 세상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사진작가로서 자동차를 처음 접할 때 받는 느낌은 디자인적인 측면이 아무래도 가장 크다. 차의 전체적인 조화, 면과 면의 연결, 공간 활용 등 보통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시야에 들어오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까다로운 기준을 가지고 접한 X3는 한마디로 표현해 젊음의 힘이 느껴졌다. 어린 풋내기 같은 젊음이 아닌, 숙성되면서도 절제되고 파워풀한 젊은 감각이 강하게 나타났다. 마치 젊고 활기찬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려는 많은 분들에게 어필하는 설득력 있는 사진 한 컷처럼 눈을 흥분시켰다. X3는 긴 휠베이스와 짧은 오버행 등 일반인들도 BMW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를 바탕으로 보다 젊고 신선한 감각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차 안에 들어서는 순간 내부 디자인 또한 심플하면서도 기능적으로 넓게 편성돼 있었다. 쉽게 나열된 계기판과 컨트롤,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함을 잃지 않은 시트, 하늘의 구름 한 점 한 점을 보면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넓은 파노라마 선루프 등 곳곳에서 고객을 위한 섬세한 배려가 느껴졌다. 서양인들보다 다소 키가 작은 동양인들에게 X3의 높지 않은 문턱과 낮은 뒤트렁크 높이는 아시아 시장의 잠재성을 염두해 두고 만든 것처럼 보인다. 쉽게 젖혀지는 뒷좌석은 눕히고 나면 지방 촬영을 위해 필요한 웬만한 장비는 모두 넣을 수 있고, 쉽게 연결되는 그물망은 뒷좌석의 짐이 운전 중에도 운전석으로 넘어오는 것을 막아준다. 운전자가 드라이빙에만 신경 쓸 수 있도록 한 BMW의 배려가 눈에 띈다. 주행을 위해 시동을 거는 순간 중후하고 힘있는 엔진소리가 귀에 편안하게 들어왔다. 3.0i 모델을 타게 된 필자는 2백31마력의 힘을 통해 시속 1백km/h까지 가속하는데 불과 8.1초밖에 안 걸린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바로 네 바퀴가 힘을 발휘하면서 몸이 시트에 밀착된다. X3의 견인력과 핸들링은 BMW가 주장하는 'SAV(Sports Activity Vehicle)'임을 실감나게 한다. X3의 세단 같은 코너링과 완벽한 핸들링은 인텔리전트 사륜 시스템인 'x드라이브'가 제공하는 기능이다. x드라이브는 최적의 견인력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 차체의 힘을 앞뒤로 적절하게 분배하여 도로상에서 민첩한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일반 주행시에는 다양한 도로 상황에 신속하게 적응하며 코너링시에는 최적의 파워를 공급해 정확한 방향 조절이 가능해진다는게 BMW측의 설명. 평상시에는 시내 주행을 하면서 세단 같은 편안함과 핸들링을 느끼면서도 주말의 틈을 타서 험로를 느껴보고 싶은 도시인들에게 X3는 신뢰가 가는 파트너로 손색이 없다. 며칠 동안의 즐거움을 추억으로만 남긴 채 시승을 마치면서 X3의 숨어있는 매력을 더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 아쉬움이 남았다. 만약 지금까지 자동차를 단지 운송수단으로만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다면 X3를 접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 사진작가 김중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