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형에 강하다.' 지난 94년 첫 선을 보인 '애니콜'은 이 캠페인 문구를 앞세워 단기간에 한국 휴대폰 시장을 평정했다. 당시 국내 휴대폰시장은 모토로라가 장악하고 있었다. 그러나 애니콜은 등장한지 2∼3년만에 모토로라를 따라잡았고 지금은 국내 휴대폰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최고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학계에서 추정한 애니콜의 브랜드가치는 약 3조원.이는 불과 10년만에 이룩한 결과라는점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애니콜의 가장 큰 장점은 '최고급'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폭넓게 사랑받는 브랜드라는 점이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중국에서는 '애니콜'을 갖는 게 높은 신분의 상징으로 자리잡을 정도가 됐다. 휴대폰은 단순한 이동통신기기를 넘어 문화코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애니콜'은 이러한 흐름을 적시에 파악해 경쟁브랜드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왔다. 듀얼폴더 카메라 스테레오 화음 등 다양한 기능을 가장 먼저 개발하고 채택해 시장을 이끌어왔다. '내 손안의 디지털세상','디지털 익사이팅 애니콜' 등의 문구는 애니콜의 이런 변화노력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휴대폰은 앞으로 엔터테인먼트와 커뮤니케이션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디지털 네트워크의 허브로 발전해가고 있다. 애니콜도 이런 추세에 맞춰 VOD폰 TV폰 만능리모컨폰 2백만화소폰 캠코더폰 등 첨단 제품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애니콜은 이런 기술력과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대표브랜드의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생산된 숱한 애니콜 제품 중 최대의 히트작은 지난해 말 출시된 뮤직폰(SCH-V410/SPH-V4300)이다. 동영상을 녹화하고,음악도 듣고,TV 등 가전제품 일부를 조정할 수 있는 뮤직폰은 지금까지 1백만대 이상이 팔렸다. 이 제품은 특히 폴더 외부에 뮤직 플레이어 전용 버튼이 있어 다운받은 음악파일을 폴더를 열지 않고도 들을 수 있다. 또 곡당 2MB용량 기준으로 30개 이상의 음악파일을 이동통신 사업자의 서비스를 통해 다운받아 저장할 수 있다. 31만화소 회전형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으며 동영상을 휴대폰 대기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라이브 스크린 기능,고음질 오디오를 벨소리로 사용할 수 있는 라이브 벨 기능,통신 속도가 빠르고 요금이 저렴한 시간대를 예약해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예약다운로드 기능 등 첨단 멀티미디어 기능을 제공한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